‘GPU’가 뭐길래…글로벌 車 업계, AI 칩 확보 경쟁 가열

‘GPU’가 뭐길래…글로벌 車 업계, AI 칩 확보 경쟁 가열

자율주행·로보틱스·SDV 전환 가속
글로벌 車기업-엔비디아 협력 확대
전문가들 “GPU 확보가 곧 경쟁력”
다만, 인력 확보·제도 정비 과제도

기사승인 2025-11-07 06:00:07
지난달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DIFA)’에서 방문객들이 전시된 자율주행 셔틀을 둘러보고 있다. 송민재 기자

미래차 경쟁이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엔비디아 GPU 확보전에 일제히 뛰어들고 있다. 자율주행·로보틱스·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의 상용화가 가속화되면서 차량용 AI 칩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엔비디아와의 기술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테슬라는 엔비디아로부터 현재까지 12만장의 GPU를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칩 구매 규모를 연간 수십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해 추가 도입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 역시 5만장의 GPU를 공급받는다. 최근 APEC 정상회의 계기로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GPU 공급을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도요타, 벤츠, 볼보 등도 SDV 전환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 자율주행 기술 순위에서 미국과 중국이 90%가량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완성차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한 GPU 확보는 필수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에서 단상에 올라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GPU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배경에는 미래차 고도화로 인한 차량 내 연산 수요 급증이 있다. 자율주행·AI 비서·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DYA) 등 차량 기능이 확장될수록 대규모 연산이 필요해지고, 고성능 칩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기업일수록 기술 개발과 상용화 속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GPU의 전략적 가치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SDV 전환이 가속화되는 만큼 GPU 확보 능력이 곧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자동차는 이제 ‘움직이는 가전제품’,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불릴 만큼 고도화되고 있다”며 “자율주행과 스마트 제조 전반에서 인공지능 판단력이 핵심이 된 만큼 GPU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 SDV 구현을 위해서는 GPU는 핵심 부품”이라며 “GPU를 얼마나 빠르고 많이 확보하느냐가 기업의 경쟁력으로 직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GPU 도입 확대에 따라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GPU를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알고리즘 개발 역량과 소프트웨어 인력 확보가 중요 과제로 꼽힌다. 아울러 AI 기능이 차량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적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통제하고 대비할 제도적 정비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문학훈 오산대학교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자동차 분야의 AI는 일반 서비스용 AI와 달리 차량 제어와 안전에 직결되기 때문에 더 정교한 알고리즘과 전문성이 요구된다”며 “기존 소프트웨어 인력도 주행 원리·제어 구조·시스템 구형 방식 등을 별도로 학습해야 실제로 차량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능은 사고와 직접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안전성 기준과 책임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기술 개발과 병행해 제도적 기반을 서둘러 갖춰야 미래차 전환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송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