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망사고 애도…“실질적인 안전대책 마련”

노동계, 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망사고 애도…“실질적인 안전대책 마련”

기사승인 2025-11-07 16:10:04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현장에서 7일 오전 구급차가 심정지 상태로 구조된 매몰자를 이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계가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내 보일러 타워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붕괴가 발생해 근로자 7명이 매몰된 사고와 관련해 애도를 표하고, 실질적인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국무총리실 산하 공식 노·정 협의기구인 ‘발전산업 정의로운 전환 협의체’(이하 협의체)는 7일 서울 중구 소재 안전보건공단 서울광역본부에서 입장문을 내고 “오늘 협의체 회의에 앞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아직 구조되지 못한 분들의 무사 생환을 간절히 기원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협의체는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등 노동계와, 정부, 학계 등 17명으로 구성된 노·정 사회적 대화 기구로, 지난 8월13일 출범 이후 발전산업 전환 과정에서의 고용·안전·산업구조 개선 등을 논의해 왔다.

이날 김창섭 협의체 위원장은 “이번 사고는 에너지전환의 과정에서 현장의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일깨워준다”면서 “우리 사회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해야 하는 상황에서, 에너지전환의 속도만이 아니라 그 과정의 안전과 고용이 함께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가동 중인 61기 석탄발전소 가운데 40기가 2038년까지 순차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폐구조물 해체작업이 전국 곳곳에서 본격화될 것인 만큼, 철저한 제도적 준비 없이 추진되는 에너지전환은 노동자의 안전과 삶이 붕괴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국무총리 산하 협의체는 발전산업의 정의로운 전환을 논의하고 준비하는 공식 창구로서, 이제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석탄발전소 폐지 과정에서의 안전대책과 고용안정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매몰된 분들의 무사 귀환과 현장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계신 분들의 안전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협의체에 속한 전국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은 이와 별개로 성명서를 내고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 기반의 발전소 폐쇄는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한 불가피한 과제이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추진되는 조기폐쇄가 현장의 혼란과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는 안전과 고용을 중심에 둔 전환 계획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면서 “우리 연맹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석탄화력 폐지 과정에서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비롯한 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정책과 제도적 대안을 깊이 있게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고로 희생되거나 다친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무엇보다도 현재 현장에서 구조 활동이 진행 중인 만큼, 정부와 관계 기관은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구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이어 “정확한 사고 원인은 추후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하겠지만 현장의 구조와 시스템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하청노동자들이 위험한 철거 작업에 투입돼 희생양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는 이번 사고에 대해 철저한 진상 조사와 함께 원·하청 구조에서 발생하는 안전 사각지대의 근본적 원인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미 시행 중인 중대재해처벌법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또한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면서 “한국노총은 이번 사고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끝까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6일 오후 2시2분쯤 울산 남구 용잠동 소재 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에서 60m 높이 보일러 타워 해체공사 중 붕괴가 발생해 근로자 9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2명의 근로자는 구출돼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날 정오 기준 3명의 근로자가 사망 판정을 받았으며, 2명은 실종 상태, 나머지 2명에 대한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