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인자’로 불려온 정현호 부회장이 8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그룹 경영 전반을 조율해온 그는 후진 양성을 이유로 회장 보좌역으로 이동하며 사실상 용퇴했다. 후임으로는 박학규 사장이 신임 사업지원실장을 맡는다.
삼성전자는 7일 임시 조직이던 ‘사업지원TF’를 정식 조직인 ‘사업지원실’로 전환하고, 주요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은 2017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사실상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온 사업지원TF의 조직 안정화와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삼성전자 경리팀으로 입사해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 삼성SDS 사업운영총괄 부사장, 반도체(DS)부문 경영지원실장, 디바이스 경험(DX)부문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거친 재무통이다. 지난해부터 사업지원TF를 총괄하며 정 부회장을 보좌해왔다.
새로 출범한 사업지원실은 전략팀, 경영진단팀, 피플(People·인사)팀 등 3개 팀으로 구성된다. 경영진단실장 최윤호 사장은 전략팀장을, 주창훈 부사장은 경영진단팀장을, 문희동 부사장은 피플팀장을 각각 맡았다.
정 부회장은 1983년 삼성전자 국제금융과 입사 후 전략기획실 상무, 무선사업부 지원팀장,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 등을 거쳐 이재용 회장의 최측근으로 활동해왔다. 2017년 미전실 해체로 회사를 떠났다가 같은 해 사업지원TF장으로 복귀해 그룹의 핵심 의사결정을 조율해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이재용 체제의 완성’이자 ‘세대교체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경영 2선의 세대교체가 본격화하면서 연말 사장단 인사에서도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의 부회장 승진, 최원준 모바일 경험(MX)사업부장 이동 등이 거론된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번 개편을 ‘뉴삼성’ 비전의 구체화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우세하다. 최근 삼성글로벌리서치 산하에 있던 경영진단실이 삼성전자 내부로 편입된 데 이어, 사업지원TF까지 상설화되면서 그룹의 경영체계가 새 틀을 갖춰가는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