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으로 현금·주식 76억 빠져나가”…카카오 前 대표, 미래에셋 상대 소송

“해킹으로 현금·주식 76억 빠져나가”…카카오 前 대표, 미래에셋 상대 소송

기사승인 2025-11-10 07:23:53 업데이트 2025-11-10 08:46:07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연합뉴스

방탄소년단(BTS) 정국과 대기업 총수 등을 노린 연쇄 해킹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인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거액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배 전 대표는 ‘위·변조로 발생한 금융사고는 금융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전자거래법을 근거로 들어 피해계좌에 있던 현금과 주식의 원상 복구를 요구하며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킹은 2023년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걸쳐 일어났는데, 당시 배 전 사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사건으로 법정 구속됐던 시기였다.

당시 해킹 조직은 미리 탈취한 개인정보로 배 전 대표 명의의 알뜰폰을 무단 개통해 미래에셋증권 계좌에 접속한 뒤 수십억원대의 현금과 주식 매각대금 출금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행히 자금인출 통로로 쓰인 다른 금융사가 이상 거래를 감지하고 계좌를 동결했지만, 이체된 자금 중 일부는 회수하지 못했다.

배 전 사장은 해킹으로 현금 37억3000만원이 인출됐고, 39억3000만원어치의 주식이 강제 매도 후 빠져나갔다. 해당 주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면 현재 가격으로 11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배 전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미래에셋증권이 계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사건 발생 ‘당시 시가’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배 전 대표 계좌에서 출금된 자금은 주식매각대금 39억3000만원과 현금 37억3000만원 등 총 76억6000만원이고, 이중 60억8000만원이 회수된 만큼 실제 피해액은 15억8000만원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또 휴대폰 본인 인증과 정부시스템을 통한 신분증 진위 확인, 1원 입금 등 3단계 인증을 모두 통과했고 다른 금융사의 배 전 대표 본인 계좌로 자금이 이체된 이후 타명의로의 최종적 자산 유출이 발생했기 때문에 책임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