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이 장수 IP를 이용해 새 성장 엔진을 만들고 있다. 넥슨은 ‘마비노기 모바일’로 흥행 돌풍을 일으켰고 넷마블도 ‘세븐나이츠’를 재출시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등 장기 IP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업계 중심 전략도 단기 매출이 아닌 장기 이용자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은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리니지라이크’로 불리는 기존 MMORPG의 전형적인 구조를 따르지 않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BM)을 도입하면서도 흥행성까지 입증했기 때문이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출시 7개월 만에 매출 3000억원을 넘기며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9월 ‘팔라딘’ 업데이트 후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 1위를 기록했다. 필수 과금이 아닌 선택적 과금 모델을 적용했음에도 이러한 성과를 낸 점을 고려하면 MMORPG 시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넷마블 역시 장기 IP를 기반으로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세븐나이츠 리버스’ 출시 첫 달 만에 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흥행했고 이에 따른 3분기 영업이익도 9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8% 증가했다. 또한 웹소설 기반 히트작 ‘나 혼자만 레벨업’을 장기 IP로 육성하기 위해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오버다이브’, ‘나 혼자만 레벨업:카르마’ 등 후속작을 준비 중이다.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는 출시 3년 차에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3주년 업데이트 이후 앱스토어 매출 한국 1위, 일본 2위를 기록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애니메 NYC, 애니메 엑스포, 니케 오케스트라 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팬덤과의 교감을 넓히며 장기 IP로서 입지를 굳혔다.
엔씨소프트는 대표 장수 IP인 ‘아이온’을 재해석한 ‘아이온2’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한다. 기존 리니지식 확률형 아이템 구조에서 벗어나 멤버십, 배틀패스, 외형 꾸미기 중심의 운영을 도입해 단기 매출보다 이용자 유지율을 높이는 방향을 택했다.
장수 IP를 활용해 e스포츠로 영역을 확장한 사례도 있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를 기반으로 2017년부터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을 개최하고 있으며 이 대회는 전 세계 유저들이 즐기는 글로벌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업계에선 이 같은 흐름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장수 IP를 중심으로 이용자층을 결집시키고 장기적인 흥행으로 이어가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작 개발 비용이 높아지고 이용자 취향 변화가 빨라진 상황에서 이미 인지도와 팬층을 갖춘 IP는 꾸준한 업데이트와 커뮤니티 운영만으로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MMORPG 같은 경우 글로벌에서 유행이 지나간 장르로 평가받고 있어 남아 있는 오래된 IP를 새롭게 보여주느냐가 관건”며 “시장 상황과 이용자들의 성향이 바뀌면서 게임사들도 이에 맞게 전력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