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의 조업 및 인원 감축에 들어간 상태다. AP통신은 지난 8일 CBP가 태양광 패널 조립에 필요한 부품 반입을 보류한 탓에 한화큐셀의 조지아주 공장 인원 약 3000명 중 1000명이 단축 근로와 임금 삭감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한화큐셀은 조지아주 공장 2곳에서 파견업체를 통해 고용한 인력 300명도 계약 해지할 방침이다.
이번 감축의 발단은 ‘장기화된 부품 통관 보류’다. CBP는 지난 6월부터 한화큐셀 공장에 공급되는 부품을 ‘신장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UFLPA)’에 근거해 보류해왔다. 이 법은 중국 신장 지역에서 제조된 제품이 강제노동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해당 물품의 미국 내 반입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이러한 미국 측의 판단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이 지난해 7월 한화솔루션 미국 수출 태양광 셀이 UFLPA 위반 의혹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사측은 “신장위구르산 제품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며 “미국 세관 당국에 규제 위반 사실이 없었다는 내용을 소명하고 자료 요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관 지연 여파는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한화솔루션은 3분기 영업손실액 74억원을 기록했다. 신재생에너지 부문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은 79억원으로 전 분기 1562억원 대비해 95%나 급감한 수준이다. 미국 세관의 공급망 검증 강화로 인한 통관 지연으로 공장의 가동률이 하락하고 판매량도 전 분기 대비 10% 감소했다.
업계에는 미국 통관 이슈로 여파가 꾸준히 이어지며 4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세관 통관 지연으로 늘어나는 차입금과 재무구조 악화를 고려하면 영업손실 규모를 -778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동욱 IBK 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세관의 공급망 점검 지속으로 모듈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약 50% 감소할 전망”이라며 “4분기 영업이익은 -772억원 정도로 추가적 감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에서의 전력 수요 증가 흐름과 탈중국 정책 강화에 따른 반사이익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非)중국 공급망 구축이 가속화되며 미국 내 태양광 산업 부문이 성장한다면 수혜 요인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전력 수요가 증가세이며, 내년에는 IRA 관련 규제 발효로 인한 중국 기업 퇴출, 인도, 라오스 등에 대한 관세 부과에 따라 우리 쪽의 공급 부담 완화가 예상된다”며 “연내 통관 이슈가 해결되면 내년쯤 실적 개선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단기 악재이자 중장기 기회도 병존한다”며 “무역 갈등 장기화 시 중국 부품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한국 기업을 찾게 된다면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공급망 견제로 생기는 생산 차질, 인력 감축 등 비용과 운영 리스크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미국이 중국 대신 한국을 찾는 중장기 기회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