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순직해병 특검)이 1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윤 전 대통령이 해병특검의 조사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대통령을 태운 법무부 호송차는 이날 오전 9시20분쯤 서울구치소를 출발해 9시47분쯤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호송차는 곧바로 특검 사무실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했다. 특검은 그간 주요 피의자들이 1층 로비를 통해 출입하도록 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경우 현장 안전과 변호인단 요청 등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지하 출입을 허용했다.
윤 전 대통령 측 채명성·배보윤 변호사도 곧이어 도착했다. 건물 주변에는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 수십 명이 모여 피켓을 들고 “윤석열”, “대통령” 등을 외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직권남용과 범인도피 혐의를 받고 있다.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의 발단이 된 이른바 ‘VIP 격노’의 당사자로 지목되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 명단에서 제외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또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선상에 오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해 도피를 시도했다는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의 수사외압 의혹을 먼저 다룰 예정이다. 조사는 천대원 부장검사가 담당하며, 윤 전 대통령의 진술 태도 등에 따라 호주 대사 임명 도피 의혹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검팀은 조사할 사안이 방대해 최소 두 차례 이상 소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순직해병 특검의 수사 기한은 오는 28일까지다.
윤 전 대통령이 출석한 것은 현재 진행 중인 3건의 특검 가운데 조은석 특별검사팀의 내란 의혹 수사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내란 특검팀의 두 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했던 그는 강제 구인에 나선 지난달 15일 자진 출석했지만, 대부분의 질문에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