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 새내기 ‘노타’는 상장한 지 나흘 만에 기업가치가 2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까지 부풀어 올랐다. 급등 사유가 명확하지 않았던 것처럼 주가 급락도 예고 없이 시작됐다.
시중자금이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몰리면서 새내기 상장사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투자가의 의무보유 확약 물량이 늘어나면서 상장 직후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자금이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12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노타는 전날 전 거래일 대비 24.23%(1만3450원) 급락한 4만2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8899억원으로 1조원 아래로 쪼그라들었다.
노타는 디바이스(기기)에서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인공지능(AI)를 구현하는 AI 경량화·최적화 솔루션을 개발·제공하고 있다. 자체 플랫폼인 ‘넷츠프레소(NetsPresso)’는 모델 설계부터 학습, 경량화, 배포까지 AI 개발 전 과정을 자동화·최적화함으로써 개발 및 운영 효율을 높여준다. 삼성전자, 퀄컴, 엔비디아 등과 함께 AI 생태계를 확장하고 경량화 최적화 분야 표준화를 선도하고 있다. 기술성장기업(혁신기술기업) 상장 요건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상장 당일 따블에 이틀上…시총 7배 급증
앞서 노타는 지난 3일 공모가 910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당일 2만25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3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주가가 공모가 대비 240% 급등했다. 첫날 거래 대금은 9000억원을 넘어 섰다. 하루 거래량은 3155만주로 유통 가능 물량 616만주의 5배에 달했다. 손 바뀜이 그만큼 많았다는 건 단타 매매가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타는 이튿날부터 다음날까지 이틀 연속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일에는 장중 한때 6만5300원까지 치솟았다. 상장 후 최고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1926억원 대비 7배에 달한다. 이후 주가는 5만원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이날 20% 이상 급락했다.
거래 주체별 상장 이후 투자 성과를 보면 개인은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70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평균 매수가는 4만4552원으로 현재가 대비 -5.6%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기관은 누적 순매도 138억원을 기록했다. 평균 매도가는 2만5923원으로 주로 상장 첫날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45억원 규모지만 평가 손실률은 -15%가 넘는다.
기관은 수요예측에 참여해 신주 218만7000주를 배정받았다. 상장 전에 투자한 기관의 물량까지 고려하면 기관이 의무보유 확약 기간이 지난 뒤 쏟아질 물량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장을 주관한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의무보유 확약 물량은 59.7%에 달한다. 의무보유 확약 기간은 최소 15일로 신주를 받은 기관은 애타는 심정으로 주가 흐름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전문가 “의무보유 확약 물량 늘며 주가변동성 확대…투자유의”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7월부터 ‘의무보유확약 우선배정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기관의 보호예수 물량이 늘어나면서 초기 유통 물량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고, 시장에 넘치는 유동성이 새내기주로 유입되면서 주가가 이유 없이 급등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의무보유확약 우선배정제도는 금융당국이 국내IPO 시장을 기업가치 기반 투자 중심으로 개선하기 위해 기관 배정 물량 중 일정 비율을 확약한 기관에 공모주를 우선 배정하도록 한 것이다. 확약 비율이 30%에 못 미치면 주관사가 미달 물량의 1%(최대 30억원)를 공모가에 직접 인수해야 한다. 내년부턴 확약 비율이 40%로 늘어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자금이 새내기주로 유입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은 변동성을 따라가면서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노테크 역시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4배 상승한 뒤 전일 상한가로 치솟은 뒤 이날은 12% 넘게 빠졌다.
한편, IPO시장은 이달부터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더핑크퐁컴퍼니, 그린광학 등이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이후 IPO시장에 적용되는 다양한 정책들의 영향이 반영되는 시기를 앞두고 기업들이 관망했다”면서 “11월은 시장이 크게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