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훈풍’에 IPO 시장도 ‘덩실’…주목할 만한 공모주는

‘유동성 훈풍’에 IPO 시장도 ‘덩실’…주목할 만한 공모주는

기사승인 2025-11-12 06:00:13
쿠키뉴스 자료사진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이 모처럼 회복세에 접어든 모양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아닌 코스닥 시장에 도전하는 기업들에 조 단위 자금이 몰린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IPO 슈퍼먼스(Super Month)가 본격화됐다고 평가하면서 이같은 훈풍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노타와 이노테크를 시작으로 이달 중 큐리오시스, 세나테크놀로지, 그린광학, 더핑크퐁컴퍼니, 씨엠티엑스, 비츠로넥스텍 등 6개사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아울러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을 제외한 일반기업 수요예측 및 공모청약은 아로마티카, 에임드바이오, 테라뷰홀딩스, 알지노믹스, 쿼드메디슨, 아크릴 등이 일정을 앞두고 있다. 이달 들어 공모과정에 돌입한 기업은 20개사에 육박한다.

이는 앞선 10월 IPO 시장이 한산하게 지나간 것과 비교해 투자 열기가 살아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IPO 시장은 시장에서 중대어급으로 평가받은 명인제약 단 1개 기업만이 상장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 서울보증보험과 LG CNS 등 대어급 매물이 상장한 데 이어 지난 8월 대한조선의 유가증권시장 진입 이후 시장이 얼어붙었던 셈이다. 

투자업계는 이달 들어 IPO 시장이 재점화된 것은 상장 관련 제도 개선으로 기업들의 태도가 관망세에서 돌아섰기 때문으로 진단한다. 금융당국은 ‘기업공개(IPO) 및 상장폐지 제도 개선 방안’의 일환으로 지난 7월부터 △의무보유확약 우선배정제도 도입 △수요예측 참여자격 강화 △주관사 내부배정기준 구체화 △주관사 사전취득분 의무보유 강화 등을 시행한 바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IPO 시장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이유는 새로 적용된 제도 개선 영향으로 보인다”면서 “이달 IPO 시장의 예상 시가총액은 2조2000억원에서 3조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설명했다.

풍부한 유동성이 IPO 시장 활황을 뒷받침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표적인 증시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10일 기준 83조1096억원으로 4분기 초입인 지난 9월1일 68조4772억원 대비 21.36% 급증했다. 

이같은 시장 훈풍 속에 청약 과정을 마무리한 더핑크퐁컴퍼니와 씨엠티엑스가 조 단위 증거금을 확보했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인기 캐릭터 아기상어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글로벌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84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증거금은 약 8조452억원에 달한다. 공모가는 희망 밴드 상단인 3만8000원으로 확정됐다. 코스닥 시장 상장 예정일은 오는 18일이다.

반도체 식각 공정용 실리콘 파츠 제조 전문 기업인 씨엠티엑스도 전날까지 진행한 일반 투자자 대상 일반 청약에서 13조8622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렸다.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도 국내외 2423개 기관이 참여해 최종 공모가를 밴드 상단인 6만500원으로 결정했다. 기관 참여 기준 의무보유확약률은 78.2%로 LG에너지솔루션을 상회하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상장 예정일은 이달 20일이다.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높은 수익성과 글로벌 주요 FAB 확장 가시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라며 “지난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 청약에서도 올해 IPO 코스닥 상장 기업 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회사의 독보적인 기술력과 성장 스토리가 시장에 각인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을 바탕으로 IPO 시장은 연말까지 훈풍이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 제도 개편 이후 기관투자자의 의무확약 비율이 기존 대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만큼, 기관 수요예측 및 일반투자자 청약 또한 호조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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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