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 물든 경주로 떠나자

가을빛 물든 경주로 떠나자

빛·문화·사람 가득한 국제 관광도시 매력 ‘발산’

기사승인 2025-11-12 11:26:41
가을빛으로 물든 운곡서원 모습. 경주시 제공

경북 경주가 가을빛으로 물들었다.

빛·문화·사람으로 가득한 국제 관광도시 매력을 느끼기에 제격이다.

시간의 속도를 잠시 늦추게 하는 경주로 떠나보자.

노란 물결로 번지는 가을의 정점

강동면 왕신리 운곡서원 은행나무는 매년 11월 초·중순 황금빛으로 장관을 이룬다.

400년 된 고목이 조선시대 지어진 유연정(悠然亭)과 어우러져 고즈넉한 풍경을 자아낸다. 은행잎이 떨어져 마당을 가득 채우면 한 폭의 그림이 된다.

300년 된 안강읍 하곡마을 입구 은행나무는 높이 22m, 둘레 6.4m의 웅장한 자태를 자랑한다. 나무 아래 정자와 쉼터는 가을의 여유를 만끽하기 좋은 명소다.

도심 한복판에서도 고요한 계절의 품격을 느낄 수 있다. 500년 된 동부동 경주문화원 향토사료관 뒤뜰 은행나무는 경상북도 기념물이다. 조선시대 관아 시절 심어진 이 나무는 아련하고 평온한 풍경을 선사한다.

환상적인 밤을 연출하고 있는 대릉원 모습. 경주시 제공

빛과 유산이 만나는 밤

지난달 24일부터 16일까지 열리는 ‘국가 유산 미디어아트 경주 대릉원’은 신라 고분공원을 빛과 예술로 재해석한 축제다.

황남대총 봉분을 거대한 스크린으로 삼은 미디어파사드 공연 ‘대릉원 몽화’를 비롯 미추왕릉 돌담길의 인터랙티브 콘텐츠, 솔숲길의 조명 연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환상적인 밤을 연출한다.

특히 축제 기간 유료로 운영되던 천마총이 무료 개방돼 관람객들이 더욱 가깝게 신라 역사를 체험할 수 있다. 

천년의 고분이 살아 숨 쉬는 ‘빛의 대릉원’은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에 전시된 신라 금관들. 경주시 제공

‘황금의 나라’ 신라 품격 만끽

국립경주박물관에선 ‘황금의 나라’ 신라 품격을 느낄 수 있다.

APEC 정상회의, 국립경주박물관 개관 80주년을 기념해 다음달 14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을 통해서다.

이번 특별전은 신라 금관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104년 만에 처음으로 6점이 한자리에 모인 역사적인 전시다.

금관총, 황남대총, 천마총, 서봉총, 금령총, 교동에서 출토된 금관·금 허리띠 등 신라 왕실의 위엄을 상징하는 유물들도 만날 수 있다.

천마총 출토 금귀걸이, 팔찌, 반지 등 정교한 장신구도 함께 전시돼 섬세하고 세련된 신라 장인의 예술혼을 느낄 수 있다.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세계가 다시 주목한 경주의 가을 정취에 흠뻑 빠져보자.
성민규 기자
smg511@hanmail.net
성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