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11월 결판’ 기대 또 사라지나…“방사청 중심 역할해야” 목소리도

KDDX, ‘11월 결판’ 기대 또 사라지나…“방사청 중심 역할해야” 목소리도

기사승인 2025-11-12 16:09:41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이 2025년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의 향방이 14일 방위사업청이 개최하는 방위사업기획관리 분과위원회에서 가려질지 주목된다. 국내 대표 업체 간 신경전이 장기화하면서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방위사업청(방사청)이 중심을 잡아야 연내 확정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14일 제132회 방위사업기획관리 분과위원회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안건 통과 시 이달 말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 상정돼 최종적인 의결 절차를 밟게 된다. 

그간 분과위원회는 △수의계약 △경쟁입찰 △공동개발 등 세 가지 방식을 두고 논의가 이어왔다. 이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 결론이 날 가능성이 거론되는 한편, 같은 안건이 여러 차례 결론 없이 넘어간 전례에 비춰 또다시 불발될 것이라는 전망도 공존한다.

관례대로라면 기본설계를 맡았던 HD현대중공업이 수의계약으로 상세설계를 맡게 된다. 그러나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의 군사 기밀 혐의 등을 이유로 경쟁입찰 방식을 주장하고, 최근에는 공동설계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양사 신경전이 격화됐다.

업계는 두 업체가 상생을 통한 ‘공동개발’에 합의하려면 방사청이 구체적인 개발 방식과 역할 조정을 주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박진호 전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은 “지난 1년 반 이상 KDDX 사업이 제자리 걸음을 한 것은 미국 조선업 붕괴를 방관한 옛 미국 정부의 수동적 사업 관리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며 “방사청이 방산업체 간 출혈경쟁이 지양되도록 제대로 된 상생안을 만들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개발안의 일환으로는 선도함 1번함을 한 업체가, 2번함을 다른 업체가 동시에 수주해 건조하는 ‘동시발주’ 방식이 거론된다. 석종건 방사청장 역시 최근 국정감사에서 “법적으로 1, 2번함 동시발주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2008년 장보고-III급 잠수함 사업에서도 두 업체가 기본설계를 함께 수행하고 상세설계는 한화오션이 맡은 전례가 있다.

다만 공동개발과 공동건조는 업체 간 역할과 책임 조정이 미흡할 경우 잡음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책임·권한 배분, 기술·정보 경계 등 핵심 요소를 초기에 확정하는 것이 사업 안정성의 관건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상생안이 갈등 봉합 및 건조 일정 확정의 계기가 될 수 있으나 설계 과정에서 책임 분산, 계약 이중화, 보안 등 문제가 현실화할 수 있다”며 “기술적 타당성과 절차적 정합성을 먼저 다지는 설계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특히 업체 주도의 상생안이 마련될 경우 ‘담합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종이 한 장 차이로 이른바 짬짜미로 비칠 수 있다”라며 “계약 구조는 방사청 주도 사안이라 방사청 결정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상생안의 구체적인 내용도 아직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