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호황 속에서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 3분기도 사상 최대 실적을 선보였다. 이미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1조원을 돌파했다. 향후 발표될 연간 실적도 어닝 서프라이즈가 유력한 상황이다. 투자업계는 증권사의 업황이 유례없는 호황기에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5대 대형 증권사(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NH투자·키움증권)의 올 3분기 연결기준 잠정 합산 당기순이익은 1조9094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259억원을 55.75% 웃돌았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크게 올랐다. 5개 증권사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2조2601억원이다. 전년 동기 집계된 1조5346억원 대비 47.27% 급등한 수준이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는 6조2426억원에 달한다. 모든 증권사가 누적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사별로 보면 한국투자증권이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1위 자리를 수성했다. 한투증권은 올 3분기만 전년 동기 대비 71.2% 급등한 835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누적 기준으로는 1조9832억원으로 2조원에 근접했다.
키움증권은 3분기 408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누적 1조1426억원에 진입했다. 키움증권이 3분기에 기록한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에 해당한다. 삼성증권도 3분기 4018억원, 누적 1조451억원의 영업이익을 선보여 실적 제고를 이어갔다. 아울러 NH투자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3919억원으로 누적 1조23억원을 기록해 ‘1조클럽’ 막바지 가입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누적 영업이익이 1조694억원을 기록했으나, 3분기 영업이익은 2228억원으로 전년 동기(3708억원) 대비 39.9% 급감했다. 다만 실질적인 영업활동 부진에 따른 결과가 아닌 국제회계기준법상 처리 방식에서 비롯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3분기 호실적 배경은…‘역대급 불장’에 브로커리지 호조
대형 증권사들의 올 3분기 호실적은 국내 증시의 상승세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 효과가 전체 이익을 견인한 게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분기 장내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31조5300억원으로 직전 분기(27조6000억원) 대비 14.3%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40.2% 급증한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26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22% 급증한 수준이다. 다른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도 크게 늘었다. NH투자증권 1893억원, 키움증권 1852억원, 한국투자증권 1581억원 순으로 각각 전분기 대비 22.9%, 14.03%, 18.5% 뛰었다.
삼성증권은 위탁매매 외에도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자산관리(WM) 부문의 자금 유입이 실적 제고에 영향을 미쳤다. 고액자산가 고객수와 규모 급증이 주된 요인으로 평가된다. 삼성증권의 1억원 이상 리테일 고객수는 약 3만7000명 늘었다. 리테일 전체 고객 자산은 37조4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연간 실적도 ‘역대 최대’ 가능성↑…“호황기 진입”
대형 증권사들의 어닝 서프라이즈 랠리는 오는 4분기에 정점에 도달할 전망이다. 3분기 호실적을 견인한 거래대금이 폭증세를 이어가기 때문이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월 대비 51% 증가한 40조3000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 수준에 육박한다. 앞서 월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지난 코로나19 이후 금리 인하로 유동성 장세였던 지난 2021년 1월 42조1000억원이다.
투자자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옮겨가는 점도 호재 요인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85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1.8% 늘었다. 이는 지난 1986년 통계 이후 사상 최대치”라며 “이에 따라 은행에서 증권사로의 머니무브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20조원으로 전월 대비 28조원 줄었다”고 말했다.
특히 거래대금 증가가 일회성 요인이 아닐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기대감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주식거래활동계좌수와 투자자예탁금 추이가 거래대금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10월말 국내 주식거래활동계좌수는 9524만개로 한국 인구수인 5114만명보다 86% 많다. 금융시장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 자체가 증가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예탁금과 증시 시가총액이 함께 증가하는 것을 시장으로 계속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범국민적 금융시장 관심도 확대와 투자자 수 증가, 증시 친화적 정책 기조 지속 등으로 증권사 밸류에이션 재평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업황은 어느 때보다 좋고, 디레이팅 요인은 해소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