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 마친 면세 빅4…인천공항 면세점 입찰戰 앞두고 셈법 ‘복잡’

체질 개선 마친 면세 빅4…인천공항 면세점 입찰戰 앞두고 셈법 ‘복잡’

연내 인천공항공사 면세사업권 입찰 공고 예정
롯데免 “상황 지켜본다”…수익성 개선으로 상반기 흑자
신라免‧신세계免 3분기 체질 개선…“참여 결정은 아직”

기사승인 2025-11-12 18:30:02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전경. 이다빈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연내 면세사업권 입찰 공고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주요 면세점들이 수익성 중심의 체질개선을 마치고 재도전 채비에 나서고 있다. 롯데와 현대면세점은 올해 흑자 전환과 해외사업 정비로 안정적 실적 기반을 다졌고, 최근 인천공항점에서 철수한 신라·신세계면세점도 비용 효율화와 구조조정으로 회복세를 보이며 재입성 가능성이 거론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면세사업권 DF1, DF2 구역에 대한 신규 입찰 공고를 앞두고 있다. 다만 공고가 공식화되기 전이라 주요 면세점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아직 입찰 공고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고 세부 내용도 공개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에 롯데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참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23년 인천공항 사업권을 철수한 이후 시내점 중심의 수익성 강화와 해외점 구조조정에 집중해왔다. 코로나19 이후 급감한 공항 매출을 보완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롯데면세점의 올해 2분기 면세사업부 매출은 6685억원, 영업이익은 65억원으로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조305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1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다이궁 거래 비중을 낮추고 개별관광객(FIT)·단체관광객 매출을 확대한 결과다. 비용 구조 조정과 마케팅 효율화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롯데면세점은 해외사업에서도 체질개선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호주 멜버른 시내점 철수에 이어 올해 2월에는 뉴질랜드 웰링턴공항점을 종료했고, 내년에는 미국 괌공항점 철수도 검토 중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 입찰 참여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정리할 사업은 정리하고 수익이 나는 곳에 집중해 이익을 확대하는 작업을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재 인천국제공항의 DF5, DF7 권역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면세사업 매출은 2225억원,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운영 효율화와 여행 수요 회복 효과가 맞물리며 실적이 개선된 덕분으로 회사는 4분기에도 이익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입찰 참여 관련 아직 내부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면서 “면세사업이 안정적인 흑자 체계를 구축한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사업권을 잇따라 반납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의 재입찰 참여 여부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두 회사 모두 3분기 들어 수익성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신라의 TR(면세유통) 부문은 매출 8496억원, 영업손실 104억원으로, 적자 폭이 전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국내 시내점 매출은 1.3% 줄었지만 공항점 매출은 2.1% 늘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사업 구조조정과 비효율 점포 철수, 인력 재배치 등으로 비용을 줄인 효과가 컸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매출 538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 성장했고 영업손실은 56억원으로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개별 여행객 매출 비중 확대, 할인율 축소, 송객 수수료 절감 등으로 향후 수익성 개선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입찰 공고가 아직 나오지 않아 구체적인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고 했고, 신세계면세점 관계자 역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이번 DF2 철수로 내년 월 50~100억 원의 손익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