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자치료 국제협력 새 이정표…국립암센터, 카자흐스탄에 노하우 전수

양성자치료 국제협력 새 이정표…국립암센터, 카자흐스탄에 노하우 전수

의학물리학자, 방사선종양학 전문가 현지 파견
“방사선치료 기술 중앙아시아 지역 확산”

기사승인 2025-11-13 10:33:19
국립암센터 전경. 국립암센터 제공

카자흐스탄 국립암연구센터(NROC)가 지난달 중앙아시아 최초로 양성자치료를 성공적으로 개시했다. 국립암센터가 20여 년간 축적된 양성자치료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한 결과다.

13일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국립암센터와 NROC는 2019년 양성자치료기 도입과 운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긴밀한 관례를 이어왔다. 2021년에는 NROC의 의학물리사와 엔지니어들이 3주간 국립암센터를 방문해 양성자치료기 도입, 정도관리, 치료계획 등 실무 교육을 이수했다. 2022년에는 NROC가 양성자치료기를 도입과 설치를 시작했으며, 국립암센터와 기술 자문 계약을 체결해 임상 적용을 준비했다.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는 국립암센터가 NROC 요청에 따라 의학물리학자 5명과 방사선종양학 전문의 2명 등 총 7명의 전문가를 카자흐스탄 현지에 파견했다. 의학물리학자는 양성자치료의 정확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치료 전 인수 검사, 시운전 점검, 장비의 선량 검증, 치료계획 수립, 빔 조정 등 치료기의 기술·물리적 요소를 총괄하는 핵심 인력이다.

파견단은 양성자치료기의 시운전 점검, 치료계획시스템 검증, 선량측정·빔의 정확성을 평가하는 정도관리(QA) 체계 구축과 환자 맞춤형 치료계획 자문을 수행하며 NROC가 안전한 치료 시스템을 갖추도록 지원했다. 이는 국립암센터의 첫 해외 현장 기술자문 계약으로, 중앙아시아 양성자치료 체계 구축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NROC는 이번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환자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 달 23일 첫 양성자치료를 문성호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 교수(치료방사선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30회로 계획된 양성자치료 중 첫 치료를 시작했으며, 향후 호르몬요법과 병행해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다. 현재 치료가 진행 중으로, 향후 결과를 지켜볼 계획이다. 이 다음날에는 32세의 뇌수막종 남성 환자가 두 번째 치료를 받았으며, 현재 약 10명의 신규 환자들이 양성자치료를 받기 위해 준비 단계에 있다.

신동호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 박사(의학물리학자)는 “국립암센터가 18년 전 국내 최초로 양성자치료를 도입하며 겪었던 도전과 어려움을 잘 알기에 이번 NROC의 첫 치료 개시는 더욱 뜻깊다”며 “국립암센터의 경험과 노하우가 중앙아시아의 암 치료 발전에 기여하게 되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번 협력은 입자방사선치료 기술이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본격 확산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의료 한류 확산과 국제 보건의료 협력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국립암센터와 NROC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양성자치료 전문인력의 교류 △국제환자 의뢰체계를 통한 중앙아시아 암 환자의 국내 치료 연계 △공동 연구 확대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 추진 등 중장기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협력해 중앙아시아 현지 암 환자의 맞춤형 치료와 연구 협력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입자방사선치료의 선구자로서 앞으로도 국내외 입자치료의 발전과 글로벌 암 치료 역량 강화에 지속적으로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