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연말을 앞두고 한숨을 조금씩 덜어내는 분위기다. 소비 위축 속에서도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긍정적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서다. 여기에 지난달 말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치맥(치킨+맥주) 회동’ 등 예상치 못한 화제성도 겹치며 업계 전반에 4분기 호실적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닝브랜즈그룹의 치킨 브랜드 BHC는 1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후 일주일간 매출이 25.8% 이상 늘며 유의미한 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BBQ 역시 매출이 전년 대비 18.9% 증가해 소비쿠폰 효과를 직접적으로 체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한 1352억원, 영업이익은 47.2% 증가한 1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가맹지역본부 직영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 비용의 기저효과도 올해 성장률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이러한 실적 배경에 대해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으로 발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소비심리 개선 효과에 더해 복날 여름 성수기, 치맥 페스티벌, 스포츠마케팅에 따른 치킨 판매량 증가가 매출을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회복 흐름은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침체 흐름을 고려하면 더 뚜렷하게 보인다. 치킨 업종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2020년~2023년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및 가맹점 현황 분석’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 점포당 평균 매출액은 2020년 3억3500만원에서 2023년 3억2969만원으로 1.6% 감소했다.
점포수 감소도 계속됐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 자료를 보면, 전국 치킨전문점 수는 2023년 3만9789개로 전년 대비 약 4% 줄었고, 2020년 4만2743개에서는 3년 만에 약 3000개 감소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외부 이슈가 만들어낸 관심 역시 4분기 시장 기대감을 키웠다. 앞서 지난달 30일 APEC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젠슨 황 CEO와 이재용·정의선 회장이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치맥 회동’을 가진 장면은 국내외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해당 매장은 방문객이 몰리며 ‘성지순례’ 장소로 떠오르기도 했다.
업계는 ‘치맥 회동’ 이슈가 브랜드 노출을 확대하고 시장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bhc치킨 관계자는 “치맥회동 당일날 전일 대비 매출이 10% 정도 올랐다”고 밝혔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 또한 “최근 ‘치맥 회동’ 등으로 K-치킨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에서 높아진 것은 분명 긍정적인 흐름”이라며 “글로벌 화제성과 인지도 측면에서는 업계 전반이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소 프랜차이즈 업계 안에서 아직 ‘치맥 회동’이 실제 매출을 끌어올린 사례가 많진 않다”고도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