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농협본부가 신사옥 준공식 행사를 이유로 출근 시간대 전철역 인근 도로를 임의로 통제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한 시민은 “누구 맘대로 차선을 막고 통제하느냐”며 “얼마나 높은 분이 오길래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14일 오전 8시께 수원시청역 10번 출구 앞 우회전 차로에는 농협 측 안내요원들이 배치돼 일반 차량의 진입을 제한했고, VIP 차량 동선 확보를 이유로 통제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차량들이 한 차선으로 몰리며 정체가 발생했고, 출근 시간대와 맞물리면서 도로 위 차량들이 뒤엉켜 서행을 반복했다.
행인 보행로 역시 임시 차단봉과 행사 안내 인력으로 좁아졌고, 이에 시민들은 “지하철역 앞 전체가 행사장처럼 운영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관할 수원 팔달구청에 확인한 결과, 사전 도로점용허가는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팔달구청 관계자는 “도로점용허가 없이 통제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돼 사실관계를 다시 점검하고 적절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날 준공식 본 행사는 오전 11시부터 낮 12시30분까지였으나 행사 참석 차량이 오전 이른 시간부터 몰리면서 통제가 일찍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준공식에는 김동연 경기지사,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 임태희 경기도교육감과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등 중앙 및 광역단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때문에 이른바 '높으신 분'들의 원활한 행사장 진입 등 의전을 위해 시민들만 불편을 감내해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농협 관계자는 “차량 수백 대가 오다 보니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원 20여명을 배치하고 안내했다”면서도 “의도와는 달리 도로를 일부 점유한 부분은 잘못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고의가 아닌, 법적으로 미숙한 부분이 있어서 일어난 일”이라며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도 했다.
이날 행사를 두고 의전 논란도 제기됐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했지만 정작 시민 대표인 수원시의회 의장은 초청 대상에서 빠지면서다.
수원시의회 관계자는 “농협 신사옥은 시민 생활과 밀접한 공공시설인데, 지역 대표기관이 초청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며 “지역 협력을 강조하는 행사에서 시의회를 배제한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했다.
경기농협 관계자는 “행사장이 협소해 부득이하게 초청 인원을 최소화했으며, 경기도 내 160여 개 조합장과 중앙회 임원진을 함께 모시다 보니 외빈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원시의회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은 절대 아니며, 행사 진행 과정에서 공간과 의전 조율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런 부분을 깊게 고려하지 못한 점은 부족함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경기농협 신사옥은 수원시 팔달구 효원로 279(인계동)에 15층 규모로 지어졌다. 신사옥에는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와 NH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를 비롯해 농협 주요 계열사들이 함께 입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