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자지구 평화구상’ 통과하나…유엔 안보리, 17일 표결

‘트럼프 가자지구 평화구상’ 통과하나…유엔 안보리, 17일 표결

기사승인 2025-11-15 22:01:3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오는 17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구상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칠 것이라고 AF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휴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구상을 뒷받침할 내용을 담은 결의안 초안을 두고 안보리에서 공식 협상에 착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은 휴전 합의의 후속 조치와 가자지구 내 다국적군 주둔 계획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AFP가 입수한 결의안 초안에 따르면 안보리는 ‘가자지구의 과도 통치기구인 평화위원회의 설립을 환영’하고, ‘임시 국제안정화군’(ISF)을 구성할 권한을 갖는다. 

평화위 수장은 2027년 말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맡는다는 것이 미국의 구상이다. ISF는 이스라엘, 이집트, 새로 훈련받은 팔레스타인 경찰과 협력해 가자 접경 지역의 안보를 강화하고 가자 내 비무장화를 지원한다. AFP에 따르면 이전과 달리 미래의 팔레스타인 국가에 대한 언급도 초안에 포함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은 미국이 결의안 협상 과정에서 수정안을 주고받으며, 최근 일주일 내내 미국과 유럽, 유일한 아랍국 알제리 등 14개 이사국 사이에 긴장감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별도의 가자지구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어, 결의안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AFP가 확인한 러시아의 결의안 초안에 따르면 러시아는 평화위원회 설립, ISF 즉각 배치를 승인하지 않는다. 또 해당 초안에는 ‘휴전으로 이어진 이니셔티브’는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를 요구하고, 유엔 사무총장에게는 ISF 배치 관련 보고서의 신속한 제출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러시아 유엔 대표부는 성명에서 “안보리 결의안은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국제법 체계를 반영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해결을 위한 두 국가 해법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해야 한다”며 “안타깝게도 이런 조항들은 미국 초안에서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대한 안보리의 지지를 얻으려는 미국의 노력이 러시아가 자체적인 반대 결의안을 제출하면서 큰 난관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안보리 거부권을 가진 러시아는 미국의 결의안을 무산시킬 수 있다.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 중국 역시 미국과 안보리에 러시아의 입장과 일치한다고 통보했다고 NYT는 익명의 외교관들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은 주요국들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 전날 미국은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등 8개 아랍·무슬림 국가와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의) 계획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실행 가능한 길을 제공한다”며 채택을 촉구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