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지난 9월말 전북 전주에서 열렸던 전주드론축구월드컵이 지역 정치권의 소환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조국혁신당 전북특별자치도당은 지난 7일 “수백억의 시민 혈세가 투입된 전주시 드론축구월드컵은 구경 온 관광객은 없고 선수는 시비 지원으로 ‘거저 모셔 온’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 공허하고 충격적이다”며 “이는 예견된 참사”라고 규정했다.
헉신당은 또 “이 사안의 본질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전주시-대한드론축구협회-캠틱-사업자’로 이어지는 공고한 ‘특권 카르텔’이 시민의 세금을 사유화한 예산 농단”이라며 “이 카르텔의 정점에는 ‘캠틱’이 있다”고 주장했다.
혁신당은 이어 “이 사태를 ‘특권과 반칙’이 ‘청년의 기회’를 박탈한 중대 범죄로 규정한다”며 “전주시의회는 ‘캠틱 감사 요구’가 일회성 요구에 그칠 것이 아니라, 120억 예산과 200억 경기장 사업 전반에 대해 전주시를 대상으로 한 즉각적인 특별감사에 착수하라”고 요구했다.
전주드론축구월드컵은 개회 직후에도 참가 인원이 당초 계획보다 1천여명 적은 1600명에 불과한데다 시작부터 시설이 미흡해 운영이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참가자가 예정보다 적었고, 시설 문제와 전주시가 과도한 예산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이어졌다.
국비와 도비, 시비까지 무려 50억원의 혈세가 투입됐지만 전주드론축구월드컵은 진짜 국가대표인지도 불분명한 선수들을 먹이고 재우는 데만 6억 7천만 원이 들어갔고 대회를 주최한 민간단체도 막대한 지원금을 타 간 것으로 드러났다.
드론축구협회는 국제드론축구연맹 회원국만 참가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준회원 국가인 우즈베키스탄이나 나이지리아 등 10개 국가도 참여할 수 있다고 방침을 바꾼 상황에서도 국내 참여자가 758명으로 거의 절반에 가깝고, 중국과 일본이 각각 201명과 136명으로 인접한 한중일 3국 선수단이 전체 3분의 2를 차지했다. 반면 국가대표 선수단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의 선수단 규모가 10명도 안 되는 국가도 14곳이나 됐다.
특히 전주월드컵경기장 인근 부지에 총사업비 146억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연면적 3980㎡) 규모로 건립된 전주국제드론스포츠센터는 향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운영계획도 마련되지 않아 ‘4일간의 행사’가 끝나고 명확한 사용 용도 없이 건물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드론축구공 역시 외지에서 만든 제품을 조립하는데 그쳐 전주시가 지난해 연초 ‘드론축구공 5만개 수출 계약을 했다’고 자랑한 것도 실체가 불분명하게 됐다. 전주시민을 상대로 전주시가 거짓 홍보를 한 셈이 됐지만 우범기 전주시장은 아무런 해명이나 사과가 없었다.
이런데도 우 시장은 “첫 번째 월드컵임에도 33개국에서 1600여명의 선수단과 2만명의 일일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빠르게 대중화가 되고 있다”며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전주의 드론과 배터리 제조 등 드론 연관 산업 발전에도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자평했다.
전주시는 전임 김승수 시장이 2017년 제1회 전주시장배 드론축구대회를 시작으로 ‘레저스포츠인 드론축구와 관련 산업을 널리 개발하고 보급한다’는 계획으로 협력기관인 캠틱종합기술원과 함께 2018년 11월 사단법인 대한드론축구협회를 공식 출범시킬 정도로 많은 공을 들였다. 2019년 3월엔 서울국제레저스포츠산업전(SPOEX) 전국 드론축구대회를 개최하는 등 일본 드론축구팀(JDSA)을 참가시켜 한일 친선경기를 펼쳐 많은 이목을 사로잡아 ‘드론축구 종주도시’란 이미지를 선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전주드론축구월드컵은 혁신당의 지적대로 전주시의 행정 무능에서 비롯된 예산 농단과 특권 카르텔로 얼룩졌고 사업 전반을 재검토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자칫하면 수백억을 쏟아 붓고도 ‘산업’도, ‘스포츠’도 아닌 ‘알맹이 없는’ 사업으로 남을 지경에 봉착했다.
드론축구월드컵이 계속 대회를 이어가려면 드론축구월드컵이라는 대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냉정한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제1회 드론축구월드컵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됐고, 어떤 성과를 남겼으며, 대회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전주시민들에게는 어떠한 실익을 주었는지 재정립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대회의 부실과 혈세 낭비 등 ‘총체적 난국’에 대해 다시 꼼꼼히 살피고, 과감히 거를 것은 걸려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