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의료원이 국내 암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입자치료 거점 구축’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고려대의료원은 이번 사업을 통해 난치암 정복을 목표로 양성자치료기를 도입하고, 환자 맞춤형 첨단 입자치료 시대를 열어간다고 17일 밝혔다.
입자치료는 ‘브래그 피크(Bragg Peak)’라는 고유의 선량 분포 특성을 이용해 고에너지를 종양 조직에 선택적으로 집중해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식이다. 치료에 사용된 에너지는 발산 후 소실돼 주변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해 두경부암, 폐암, 간암, 소아암 등 민감 부위 암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최근의 양성자치료 기술은 고출력 사양의 경량가속기 발전으로 원활한 선량 전달은 물론, 입자 빔의 세기를 미세하게 조절해 종양의 깊이와 형태에 초정밀 조준 치료까지 가능해졌다.
고려대의료원은 수년간의 내부 검토와 외부 전문가 자문, 해외 협력기관과의 논의를 거쳐 최신 사양의 차세대 양성자 가속기를 중증 암 치료에 최적화해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사업의 목표는 단순한 장비 도입을 넘어 치료·연구·산업이 융합된 입자치료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안암·구로·안산병원과 현재 추진 중인 동탄 제4병원과 유기적으로 연계된 진료체계를 기반으로 입자치료의 접근성과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인공지능(AI) 기반 치료계획 시스템 개발 △암종 치료 프로토콜 확립 △임상 데이터 기반 치료 알고리즘 고도화 등을 추진해 입자치료 기술의 정밀도와 안전성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향후엔 입자치료 관련 임상과 기초연구를 활성화해 치료기술 검증과 프로토콜 표준화를 주도하고, 국내외 연구기관 및 산업계와의 협력 생태계도 확대할 방침이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은 “입자치료 거점 구축은 고려대의료원이 지향하는 미래의학 혁신의 핵심 과제”라며 “양성자치료를 중심으로 한 첨단 정밀의료를 통해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고대병원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암 치료 중심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