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위안허 9단이 30주년을 맞은 삼성화재배 정상에 오르면서 생애 첫 메이저 세계 타이틀을 획득했다. 랴오위안허 9단은 한국 랭킹 1위 신진서 9단, 2위 박정환 9단에 이어 중국 랭킹 1위 딩하오 9단마저 격침하면서 이번 대회 최악의 대진운을 극복한 챔피언으로 거듭났다.
202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3번기가 17일 서귀포시 제주 휘닉스 아일랜드 2층 아일랜드 볼룸에서 막을 내렸다. 이날 펼친 결승 2국에서 랴오위안허 9단은 2000년생 동갑내기 딩하오 9단에게 242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랴오위안허 9단은 시리즈 전적 2-0으로 정상에 올랐다.
결승 최종국답게 대국 내용은 시종일관 팽팽했다. 흑(딩하오)이 초반 조금 앞섰으나 백(랴오위안허)이 금세 추격해 종반 무렵까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미세한 흐름이 이어졌다. 200수가 넘도록 뚜렷하게 가려지지 않던 승부의 향방은 딩하오 9단의 미세한 끝내기 실수로 조금씩 백으로 기울었고, 이번 대회에서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한 랴오위안허 9단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30주년을 맞이한 삼성화재배 주인공이 된 랴오위안허 9단은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타이틀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중국 랭킹 13위로 그동안 세계대회 결승 진출 경험조차 없던 랴오위안허 9단은 이번 대회 16강에서 한국 랭킹 1위 신진서 9단, 4강에서 한국 랭킹 2위 박정환 9단을 꺾었고 결승에선 중국 랭킹 1위 딩하오 9단까지 2-0으로 돌려세우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대회 3연패를 노렸던 딩하오 9단은 랴오위안허 9단의 매서운 기세를 당해내지 못하며 3년 연속 우승에 실패했다.
랴오위안허 9단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2국이 끝나고 머리가 멍했다.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할 수 있어 진심으로 기쁘다”면서 “30주년을 맞이한 기념비적인 삼성화재배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 영광스럽다. 앞으로도 이 멋진 대회가 아름다운 제주도에서 계속 열릴 수 있길 희망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결승전 직후 열린 시상식에는 후원사 삼성화재 백송호 부사장과 정영호 상무, 한국기원 양재호 사무총장 등 내빈이 참석했다. 삼성화재 백송호 부사장은 우승을 차지한 랴오위안허 9단에게 상금 3억원과 트로피를, 준우승한 딩하오 9단에게 상금 1억원과 트로피를 전달했다.
삼성화재해상보험이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하는 202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우승 상금은 3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삼성화재배 시간제는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