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2025년과 2026년에 공급할 인공지능(AI) 칩 주문만 5000억달러(약 690조원)에 달한다고 밝히면서, AI 인프라 투자 열기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직접 공개한 이 수치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황 CEO는 10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TC 행사에서 “이미 확보된 주문만 5천억달러”라며 블랙웰 GPU, 내년 투입될 루빈 GPU, 네트워킹 부품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최근 4년간 엔비디아의 분기 매출은 600% 가까이 늘었다.
월가 분석가들은 이를 2026년 엔비디아 매출이 기존 전망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시사한다고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울프라서치는 데이터센터 매출이 기존 전망보다 600억달러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20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조사업체 LSEG는 엔비디아가 매출 549억달러, 주당순이익 1.2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며, 1월 분기 전망도 614억달러로 성장세가 재가속할 것으로 본다.
한편, 엔비디아는 최근 초대형 파트너십도 연달아 발표했다. 오픈AI에 최대 100억달러를 투자하고, 그 대가로 오픈AI는 수년간 4∼5백만 개의 GPU를 구매하기로 했다. 인텔과는 50억달러 규모 협력을 맺어 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호환성을 강화하기로 했고, 노키아 지분 10억달러를 취득해 통신장비에 엔비디아 칩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주요 고객사인 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도 모두 AI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있어 엔비디아 칩 수요가 당분간 꺾이기 어렵다는 평가다.
다만 중국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엔비디아의 중국용 H20 칩은 올해 초 수출이 막혔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으로 일부 물량 수출 허가를 받았지만 매출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을 사실상 제외하고도 AI 칩 시장의 90% 이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이 연간 500억달러 이상의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