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승부’ 실제 주인공 대결에서 ‘제자’ 이창호 9단이 다시 한번 ‘스승’ 조훈현 9단을 꺾었다. 조-이 사제의 316번째 대결이었고, 승리한 이창호 9단은 조훈현 9단과 상대 전적 격차를 197승 119패로 더욱 벌렸다.
경상남도 사천시 항공우주과학관에서 17일 열린 ‘2025 사천 방문의 해, SPECIAL MATCH’에서 이창호 9단이 조훈현 9단에게 17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김제홍 사천시 부시장의 대국 개시 선언으로 시작한 사천 스페셜매치는 조훈현 9단이 대국 초반 속력 행마로 좌하귀 접전을 우세하게 이끌었다. 그러나 중후반에 접어들자 ‘신산’ 이창호 9단의 끝내기가 빛을 발했다. 중앙에서 조 9단의 느슨한 수가 등장하자 몇 수만에 형세가 뒤집혔고, 이창호 9단은 실수 없는 마무리로 승리에 도달했다.
이창호 9단은 대국 직후 “초반에 모양이 좋지 않아 불리하다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 승리할 수 있었다”면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오랜만에 사천을 방문해 좋은 기운 많이 받은 것 같다. 좋은 대회를 주최한 사천시와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번 대국 결과로 이창호 9단은 통산 1967승(1무 814패)을 달성하며 최다승 1위 기록을 보유한 조훈현 9단(1968승)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창호 9단은 1986년 8월 입단 후 제62회 승단대회에서 조영숙 1단(이하 당시)에게 첫 승리를 거뒀다. 이후 2000년 10월 1000승(상대 안조영 6단), 2010년 1월 1500승(상대 최철한 9단)을 달성한 바 있는 이창호 9단은 조훈현 9단의 대기록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한편 대국 전날 미디어데이가 끝난 뒤에는 바둑 전설들을 환영하는 만찬이 열렸다. 조훈현·이창호 9단은 박동식 사천시장과 김규헌 사천시의회 의장에게 바둑판을 선물하며 감사를 표했고, 박동식 사천시장도 지역 특산 답례품으로 화답했다. 사천시가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한 ‘2025 사천 방문의 해, SPECIAL MATCH’는 바둑과 관광을 결합한 문화 콘텐츠로 기획됐다. 시간제는 각자 30분에 40초 초읽기 5회로 진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