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마지막 2연전을 연승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성과보다 숙제를 더 많이 남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드컵을 7개월 앞둔 시점에서 조직력과 전술적 완성도를 점검해야 할 경기였으나 오히려 여러 문제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73위 가나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18분 이태석이 결승골을 터뜨렸다.
홍 감독은 이날 3-4-3을 꺼냈다. 손흥민과 오현규, 이강인이 가나 골문을 노렸다. 그 뒤 중원에는 옌스 카스트로프, 권혁규가 위치했다. 좌우 풀백으로 이태석과 설영우가 출전했다. 박진섭과 김민재, 조유민이 3백으로 나섰다. 송범근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올해 마지막 A매치인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었지만 한국은 분명 가나에 고전했다. 홍명보호가 당면한 과제를 여실히 보여줬다. 대표팀은 빌드업을 시도하다가도 선수들의 움직임 부족으로 전진 패스를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롱패스에 의존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이런 패턴은 팀 조직력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이어졌다.
일본과 비교하면 문제점은 더욱 명확해진다. 일본은 14일 가나를 2-0으로 제압했다. 일본이 완성도 높은 전방 압박으로 가나를 몰아붙인 반면, 한국은 가나와의 중원 싸움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압박 과정에서 선수단이 한 몸처럼 움직이지 못했고 개인별 압박 타이밍도 엇갈렸다.
수비 라인과 중원 사이에 넓은 간격이 발생했고 그 틈은 곧바로 상대의 역습 기회로 연결됐다. 장지현 해설위원 역시 “일본은 조직적으로 가나를 압박했지만, 한국은 아직 멀었다. 압박 체계를 전면적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격 전환 시에도 문제는 이어졌다. 공 소유권을 잃었을 때 즉각적인 압박이나 재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 상황에서 선수들은 볼을 내줬음에도 멍을 때렸다.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와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더구나 이날 가나는 부상과 비자 문제 등으로 사실상 2군에 가까운 전력을 내보냈다. 압박 강도도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럼에도 한국은 가나의 중원 블록을 뚫기 버거워했고, 패스 미스와 터치 실수가 반복되며 흐름을 스스로 끊어냈다.
중원에서 창의성을 보여줄 자원의 부재도 큰 한계였다. 프리롤을 맡은 이강인이나 손흥민이 중원까지 내려와 공을 뿌리는 장면 외에는 별다른 전진 전개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중앙을 거치지 못한 채 측면 전개 후 롱패스로 마무리하는 단조로운 패턴이 지속됐다. 공격의 날카로움은 실종된 지 오래였다.
황인범, 백승호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홍 감독은 에너지 레벨을 앞세운 카스트로프-권혁규, 서민우-김진규 조합을 각각 전후반에 내세웠다. 이에 중원 중심의 빌드업이 매끄럽지 못한 측면도 분명 있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해도 중원을 건너뛴 불안정한 빌드업은 지나칠 정도였다. 팀 전체가 어떤 원칙으로 공을 전진시키려는지 명확하지 않았다.
오히려 간간이 나온 가나의 역습이 훨씬 위협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전반전에는 슈팅 자체가 거의 나오지 않는 답답한 흐름이 이었다. 전반 41분 힘겹게 때린 첫 슈팅도 온플레이가 아닌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후반 들어 나온 이강인-이태석의 절묘한 연계와 황희찬의 저돌적인 플레이 덕에 이기긴 했지만 후반 막판, 가나에 완전히 밀리는 등 팀 전반적으로 정비가 필요해 보였다.
월드컵까지 약 7개월 남은 시점이다. 이런 허술한 빌드업과 조직력 문제를 막연하게 고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넘기기에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대표팀이 어떤 방식으로 전술적 완성도를 끌어올릴지, 홍명보호가 남은 시간 동안 얼마나 빠르게 보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