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수로서 휴대폰 보다 “쾅!”…1항사‧조타수 긴급체포

좁은 수로서 휴대폰 보다 “쾅!”…1항사‧조타수 긴급체포

협수로서 자리 비운 선장도 입건…업무상 중과실치상 혐의

기사승인 2025-11-20 13:50:57
승객과 승무원 등 267명을 태우고 항해 중 전남 신안군 장산도 인근 무인도에 좌초된 여객선 사고 원인이 항해사가 휴대폰을 보느라 제때 방향을 바꾸지 못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목포해경
승객과 승무원 등 267명을 태우고 항해 중 전남 신안군 장산도 인근 무인도에 좌초된 여객선 사고 원인이 항해사가 휴대폰을 보느라 제때 방향을 바꾸지 못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목포해경은 20일 오전,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사고 브리핑을 열고 1등항해사 A씨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 B씨 등을 업무상 중과실치상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조타실을 지키지 않은 선장 C씨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해경은 “1항사가 사고 당시 자동조타 장치를 켠 채 휴대전화로 포털사이트 뉴스를 보고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협수로에서는 자동조타 사용이 부적절한데, 수동 전환과 변침을 제때 하지 않아 좌초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 선박이 좌초된 족도 100m 전방에서야 방향을 바꾸지 않은 사실을 알아챈 것으로 파악했다.

해경은 피의자들의 진술 사실 여부 확인을 위해 항해사와 조타수의 휴대폰 포렌식과 VDR(항해기록장치)을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또, 선장 C씨가 사고 당시 근무시간이 아니어 조타실에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 만큼, 좁은 수로를 지날 때는 선장이 선교에 위치해야 한다는 선원법을 근거로 책임 소재를 따져 볼 계획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 19일 오후 4시 40분쯤 제주에서 출발한 2만6546톤급 퀸제누비아2호가 오후 9시쯤 목포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오후 8시 17분쯤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인근 무인도인 족도에 좌초됐다.

사고 후 승객들은 전원 구명조끼를 착용, 갑판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현장에 도착한 6척의 해경 경비정에 의해 사고 3시간 10분 만에 전원 구조됐다.

한편, 이번 사고에 대해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민주) 국회의원은 ‘항로 이탈과 관제 부재가 동시에 드러난 심각한 사고’라며 해상 안전체계를 전면적으로 다시 살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수백 명을 태운 여객선이 정해진 항로를 벗어났는데도 항해사와 해상교통관제(VTS) 모두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사고 경위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성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부의장도 보도자료를 내고 “서남해 해역의 해상안전 강화를 위해 첨단 항로표지 시설 확충과 야간 항해 지원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한 중앙정부 예산이 즉각 투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