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업계 ‘미식 마케팅’ 본격화…브랜드 세계관, 음식으로 확장

럭셔리업계 ‘미식 마케팅’ 본격화…브랜드 세계관, 음식으로 확장

기사승인 2025-11-20 15:38:10
발베니 제공

최근 미식 콘텐츠가 확산되고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브랜드의 세계관을 ‘미식 경험’으로 전달하는 전략이 주요 마케팅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 제품 판매에서 벗어나 음식·공간·경험을 결합한 다층적 접점으로 소비자 체류 시간을 늘리고, 감성적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발베니, 위스키 푸드 페어링으로 브랜드 철학 확장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통 수제 싱글몰트 위스키 ‘발베니’는 지난해부터 ‘발베니 메이커스 캠페인’을 통해 위스키와 음식을 결합한 미식 경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브랜드는 푸드 페어링을 큐레이션하는 콘텐츠를 강화하고, 소비자가 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운영해 브랜드 가치를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올해에는 ‘더 발베니 바’, ‘고호재’, ‘부토’, ‘온지음’ 등과 협업해 위스키와 한식 페어링의 가능성을 넓혔다. 특히 11월에는 2025 미쉐린 가이드 서울 1스타에 선정된 ‘온지음’과 스페셜 페어링 메뉴를 선보이며 브랜드의 정체성을 한층 강화했다.

지난 5월에는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발베니 메이커스 테이블’ 팝업을 열고, 4개 레스토랑과 함께 개발한 핑거푸드와 위스키 페어링 세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안가현 발베니 브랜드 매니저는 “럭셔리 브랜드들이 단순 판매를 넘어 ‘경험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며 “미식은 브랜드 가치와 철학을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르 카페 루이비통’. 루이비통 제공

루이비통·코치·구찌…하우스 브랜드의 ‘식(食) 경험’ 진출 가속

럭셔리 하우스 브랜드들도 앞다퉈 미식 경험을 브랜드 서사의 확장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루이비통은 서울 강남에 ‘르 카페 루이비통’을 열고 메뉴·공간·서비스를 직접 큐레이션한 레스토랑 사업에 나섰다. 미쉐린 스타 셰프 윤태균이 총괄 셰프로 참여해 프렌치 기반에 한국적 요소를 결합한 메뉴를 선보인다.

코치는 롯데몰 동부산점에 국내 최초 ‘코치 카페’를 오픈했다. 뉴욕 클래식 감성을 담은 공간으로, 카페와 리테일을 결합해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코치 카페의 국내 도입은 미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에 이어 세계적으로도 제한된 운영 국가 중 하나다.

구찌 역시 2022년 이태원에 오픈했던 레스토랑을 청담으로 이전하고 ‘구찌 오스테리아 다 마시모 보투라 서울’로 새롭게 단장했다. 전 세계 네 번째 구찌 오스테리아인 이곳은 테이스팅 코스와 단품 메뉴를 선보이며,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의 ‘수직 공원’ 콘셉트를 반영한 공간 연출로 브랜드 경험의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럭셔리 브랜드들이 레스토랑·카페처럼 ‘머무르는 경험’을 적극적으로 확장하는 이유는 단순히 부가 사업을 넓히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브랜드의 세계관을 감각적으로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특히 미식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직접 체험하고 기억하게 만드는 강력한 매개라, 향후 더 많은 브랜드가 F&B 영역에서 독자적 경험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