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흘 만에 4000선 위로 올라섰다. 그간 시장 변동성을 키운 요인 중 하나인 인공지능(AI)버블 우려가 엔비디아 실적 발표로 일부 해소돼 투자심리가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새벽 엔비디아는 시장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반도체주가 다시 강한 반등에 나서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20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2%(75.34포인트) 오른 4004.85에 거래를 마쳤다. 2% 넘는 상승률로 이날 장을 시작한 코스피는 이후 오름폭을 확대하며 4059를 터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 마감에 접어들며 오름폭을 확대, 4000선에 턱걸이 마감했다.
이날 새벽 엔비디아는 미국 장 마감 직후 올 3분기 매출이 570억달러(우리돈 83조73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49달러를 웃돈 수치로 역대 최대치다. 주당 순이익도 시장 예상치였던 1.25달러를 상회한 1.30달러를 기록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블랙웰 판매가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클라우드 부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모두 매진됐다”고 전하며 시장의 AI 거품 우려를 불식시켰다.
미국발 호재에 외국인이 돌아왔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6454억원 순매수에 나섰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5조3177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이날 기관도 7566억원 순매수를 보이며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탰다. 기관도 외국인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를 제일 많이 사담았다. 순매수 규모는 1780억원.
반면 개인은 지수 상승을 이용해 차익실현에 나섰다. 이날 개인은 총 1조386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산 삼성전자를 개인은 7105억원 가량 집중적으로 팔았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중국 매출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3분기 실적과 4분기 가이던스 모두 컨세서스를 상회하며 시장 우려를 반박했다”면서 “컨퍼런스콜 내용도 증시에 안도감과 기대감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임 연구원은 “12월 금리인하 확률이 30% 이하로 낮아진 점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외국인 수급 유입 연속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AI와 관련된 종목들의 강세가 눈에 띄었다. 특히 반도체주 중에선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4.25%(4100)원 뛰어 10만6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1.6% 오른 57만1000원을 기록했다.
원전주도 동반 상승했다. 원전주는 AI 산업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두산에너빌리티가 4.44%, 한국전력이 3.36% 상승 마감했다.
반면 현대차(-0.76%) 기아(-0.96%) 등 자동차주는 약세를 보였고, KB금융(-0.82%) 삼성생명(-0.47%) 하나금융지주(-0.76%) 등 금융주도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7% 상승한 891.9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와 다르게 오후로 갈수록 오름폭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이 1819억원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장 초반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기관은 134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1226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이날 차바이오텍은 차바이오그룹과 카카오그룹이 지분교환을 통해 글로벌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분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한다는 소식에 5.96%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씨엠티엑스는 공모가(6만500원) 대비 117.52% 급등한 13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22%(3.20원) 1468.80에 정규장을 마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