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엔비디아 ‘H200’ 중국 수출 허용 검토…“과도한 규제, 오히려 국산화 부추겨”

美, 엔비디아 ‘H200’ 중국 수출 허용 검토…“과도한 규제, 오히려 국산화 부추겨”

트럼프 행정부 참모진 비공개 논의…의회는 “AI 칩 전면 금지” 법안 준비

기사승인 2025-11-24 14:45:11
엔비디아의 고성능 AI칩 'H200'.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H200’을 중국에 판매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성능 AI 반도체 수출 금지 정책이 중국의 국산화 속도를 오히려 빠르게 만들고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외신은 22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모진이 최근 H200 칩의 중국 수출 허가 여부를 놓고 비공개 논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으며 검토 단계에서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H200은 2023년 출시된 엔비디아 AI 반도체로, 최신 제품인 블랙웰(B200)보다는 성능이 떨어지지만 현재 중국에 수출 허용된 H20보다는 월등히 뛰어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블랙웰 수출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실제 회담에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검토 배경에는 중국의 거센 AI 칩 국산화 움직임이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는 엔비디아 H20 계열 칩 사용을 기업들에 사실상 금지하고 화웨이를 중심으로 AI 서버용 칩 개발을 총력 지원 중이다. 실제 화웨이는 엔비디아의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며 AI 반도체 자립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는 “지나친 수출 제한이 오히려 중국 기업 성장만 돕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반복적으로 수출 규제 완화를 요청해 왔으며 “대중 통제는 실패했다. 중국 시장 봉쇄는 미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정치권의 반대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여야 의원들이 중국으로의 첨단 AI 칩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도 ‘중국의 AI·군사력 향상을 억제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강경론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에서는 “H200 수출 허용은 아직 초기 논의 단계에 있으며 실제 허가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이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