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1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얼마나 올릴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요 기관들이 잇따라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이다.
한은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직후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8월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6%로 제시했다.
한은을 제외한 여타 국내외 기관들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2.2%까지 내다보고 있다.
먼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8%로 상향했다. 미국 관세 인상의 악영향으로 수출은 둔화하겠지만, 내수가 회복세를 나타내며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정부도 지난 8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성장률 전망치(0.9%)보다 두 배 높은 1.8%로 냈다. 지난달 세계경제전망에서 발표한 수치와 동일하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감소하고, 올해 추경 등 정책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기저효과가 맞물리며 상승할 것으로 봤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 아래 소비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것이다. 전체 수출은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둔화하겠지만, 반도체 등 고부가 제품의 수출 증가세는 지속할 것으로 분석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우리나라의 내년 성장률을 1.9% 안팎으로 보고 있다. 씨티·JP모건·골드만삭스(2.2%), 노무라(1.9%), UBS(1.8%), 바클레이즈(1.7%), 뱅크오브아메리카(1.6%) 등이다.
여기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금융연구원은은 내녕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2%와 2.1%로 제시했다.
국내외 기관들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보다 높게 제시하는 이유는 정부의 확장 재정을 통한 민간소비 개선으로 내수 회복 기대가 높고,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순수출 증가 전망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으로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이 역대급 공급 부족에 직면하면서 본격적인 슈퍼사이클 조짐이 뚜렷해진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한은도 전망치 상향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조영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내년 성장률을 1.8%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통위가 성명서에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 나가되’ 문장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전망치를 1.9~2.0%까지 높일 경우 시장은 내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 있어, 1.8%가 중립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소비는 예상보다 양호하다”면서도 “설비투자는 지난 전망치 자체가 비관적이진 않았고, 건설투자는 상향 조정 여지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고려하면 순수출 수치는 상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할 것이라 예상한다”며 “올해 성장률이 1% 내외로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와 내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정부의 150조 규모 국민성장펀드 등이 성장률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반도체 사이클이 예상과 달리 꺾이거나 내수 회복세가 미약하다면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건설투자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으나, 내년에도 여전히 성장을 견인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