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거죽에 보편적 속살”…하정우 감독의 청불 코미디 ‘윗집 사람들’(종합)[쿠키 현장]

“발칙한 거죽에 보편적 속살”…하정우 감독의 청불 코미디 ‘윗집 사람들’(종합)[쿠키 현장]

영화 ‘윗집 사람들’ 기자간담회

기사승인 2025-11-25 18:26:36 업데이트 2025-11-25 21:17:21
배우 김동욱, 공효진, 이하늬, 하정우(왼쪽부터)가 25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윗집 사람들’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하정우가 ‘윗집 사람들’과 함께 감독으로 돌아왔다. 

영화 ‘윗집 사람들’ 기자간담회가 25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감독 겸 배우 하정우, 배우 공효진, 김동욱, 이하늬가 참석했다.

본격적인 기자간담회에 앞서 배우들은 이날 별세한 고(故) 이순재를 기리며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윗집 사람들’은 매일 밤 색다른 층간소음으로 인해 윗집 부부(하정우·이하늬)와 아랫집 부부(공효진·김동욱)가 함께 하룻밤 식사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다. 원작은 스페인 영화 ‘센티멘털’(Sentimental)이다.

하정우의 네 번째 장편 연출작이기도 하다. 감독이자 배우로 나선 하정우는 “계속 연출자로서 여정을 살아가고 있다”며 “매번 작품을 끝내고 결과를 받아들이고 깨닫고 배운다. 그렇다고 특별한 부분은 없다. 전작만큼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윗집 사람들’은 유쾌하면서도 리듬감 넘치는 대사, 이를 물 흐르듯 화면으로 옮기는 배우들의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하정우는 “대사가 판타지적인 측면도 있고 상당히 문어체적이다. 이 대사들을 어떻게 하면 사실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을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고민에 대한 해답이 주연 출연진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장치는 자막이었다. 한국어 영화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자막이 화면 하단에 배치돼 이해를 돕는다는 점이 독특하다. 하정우는 “대사가 안 들린다는 후기를 오래 전부터 어떤 영화든 계속 봤다. 특히 대사가 많은 작품이라서 (대사가) 묻히면 안 될 것 같았고 다 받아주셨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동욱(왼쪽), 공효진이 25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윗집 사람들’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이하늬(왼쪽), 하정우가 25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윗집 사람들’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효진과 김동욱은 메신저로 소통하며 각방 생활을 하는 임정아 이현수 부부로 극의 메시지를 책임졌다. 공효진은 “둘 다 공교롭게 신혼이라 이해하기 힘들었다”면서도 “아이 낳고 좌충우돌 사는 부부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참고하려고 했다”고 얘기했다. 김동욱은 “진짜 현실에서 권태로운 부부는 어떤 모습일지 디테일하게 얘기를 나누면서 열심히 찾아가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이하늬와 하정우는 이혼당한 요가 클럽에서 만난, 어딘가 독특한 윗집 부부 최수경과 김선생을 각각 연기했다. 모든 이야기는 두 사람이 아랫집에 초대받으면서 시작되고, 전개 역시 대부분 네 사람이 모이는 아랫집에서 이뤄진다. 이하늬는 “한 공간에서 98%를 찍다 보니까 햇빛을 못 보고 한달 반을 살았다. 어찌 보면 (배우를)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며 “배우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 대사, 행동, 그 결들의 앙상블과 하모니가 너무 중요했던 작업이었다”고 부연했다.

하정우는 호흡을 잘 맞춰준 이하늬 덕분에 연출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김선생은 럭비공 같은 사람이고 필터링 없이 말을 막하는 사람이다. 보호자 같은 와이프를 얻어서 컨트롤을 당하면서 사회성을 갖는 캐릭터다. 이러한 디렉션을 주지 않았는데 합이 잘 맞는 느낌이었다. 도리어 연출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다.

공효진은 이하늬의 임신 투혼을 높이 샀다. 그는 “입덧을 참으면서 한 번도 표정 찡그리지 않고 참여하셨다. 무한한 긍정의 힘을 보고 놀랐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이하늬는 “공효진 선배님이 배우와 감독의 중간다리 같은 중추적인 역할을 하셨다. 선배가 안 계셨으면 이 영화를 하지 못 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윗집 사람들’의 관전 포인트는 다양하다는 전언이다. 관련 질문을 받은 김동욱은 관객들이 여러 지점에서 재미를 느끼기 바라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하늬는 “‘윗집 사람들’이 어떤 영화인가 생각해봤을 때 발칙한 소개는 거죽, 안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이야기”라며 “한국영화가 많지 않은 시점에서 ‘윗집 사람들’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윗집 사람들’는 오는 12월3일 개봉한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심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