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이버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계열사로 편입하는 초유의 ‘빅딜’ 결정에 대해 증권가에서 엇갈린 투자 분석을 내놓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나무와 네이버, 네이버파이낸셜은 전날 3사의 글로벌 진출 비전을 설명하는 공동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두나무의 네이버 계열사 편입을 계기로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웹3 기업 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이같은 기업융합 방식은 포괄적 주식 교환으로 이뤄졌다. 복수의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평가받은 각 사의 기업가치인 15조1000억원(두나무), 4조9000억원(네이버파이낸셜)에 양 사의 각기 다른 발행주식 수를 고려해 1주당 교환가액을 두나무 43만9252원, 네이버파이낸셜 17만2780원으로 결정했다.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2.54주를 교환하는 방식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결합이 네이버 기업가치를 리레이팅(재평가)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블록체인과 웹3 부문의 강점을 가진 두나무, 국내 최대 AI 역량과 IT 인프라를 보유한 네이버, 국내 최대 핀테크 플랫폼으로서 간편결제와 웹2 운영 역량을 지닌 네이버파이낸셜 간 시너지 결합으로 글로벌 빅테크에 맞설 수 있는 ‘기술 혁신’을 목표로 내놨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배력을 갖게 될 네이버에 대해 엇갈린 진단을 내놓고 있다. 우선 네이버의 지분가치 희석에 따라 밸류에이션 상향이 제한될 것이란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해 확보할 지분은 17%로 기존 대비 크게 희석됐다”며 “이를 적용한 지분가치는 8조6000억원으로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 양사 간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투영해도 밸류에이션 상향은 제한적이라는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해 백본 경쟁력을 서비스 가치로 입증할 것이라고 판단하기도 어렵다. 이번 주식 교환이 양사 시너지를 통한 경쟁강도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며 “또 글로벌 빅테크의 AI 서비스 강화로 기존 검색 등 광고 비즈니스 헤게모니 악화가 잠재적 리스크로 작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디지털 자산 산업 제도화를 국책 과제로 삼고, 관련 법안이 물살을 탄 상황에서 이를 시현해 줄 적임자인 두 법인의 합병 인가 승인 가능성은 높다”면서도 “현재 합병 법인의 수익 구조로는 높은 밸류에이션이 어렵다”고 꼬집었다.
반면 현재 기업 가치가 향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미래 가치를 미반영한 상태라는 주장도 있다.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 두나무의 시너지가 전통 금융을 대체하는 신규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는 점에서 상장사 중 대체재가 없기 때문이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네이버의 기업 가치는 단순 합병으로 인한 재무적 이익을 일부 반영했을 뿐, 이들이 이뤄낼 미래 사업 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보유한 버티컬 서비스를 극대할 수 있는 방향, 기술 역량의 글로벌 적용 방안이 제시될 경우 네이버가 주도하는 3사 시너지에 대한 밸류에이션은 가능하다. 하방은 막혀있고, 업사이드는 크게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