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초격차”…‘탠덤셀’ 상용화로 국내 태양광 회복할까

“결국은 초격차”…‘탠덤셀’ 상용화로 국내 태양광 회복할까

기사승인 2025-12-01 17:36:11
빛을 투과하는 반투명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정부가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탠덤셀’을 2028년까지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중국산 공급 과잉 등으로 생태계를 위협받고 있는 국내 태양광 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다만 중국을 비롯해 해외에서도 고효율 태양전지에 대한 기술개발이 한창이어서 빠른 상용화를 위한 인프라 조성이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차세대 태양광, 소형모듈원전(SMR),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6개 프로젝트의 내용을 담은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 3차 추진 계획’을 밝혔다.

태양광산업 부문에서 정부는 초고효율 태양광 탠덤셀 및 모듈 핵심기술을 확보해 2028년 세계 최초로 모듈을 상용화하고, 2030년까지 셀 효율을 35%까지, 모듈 효율은 28%까지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 관련 연구개발(R&D) 예산을 336억원 배정했다.

탠덤셀은 기존 실리콘 셀 위에 신소재 페로브스카이트로 만든 셀을 쌓아, 단일 실리콘 셀의 이론적 한계 효율(29.4%)을 30~40%대까지 끌어올리는 기술력이다. 단위면적당 발전량이 높아 건물 외벽 등 설치에 제약이 있는 환경에서도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분과 열에 취약해 상용화를 위해 표면 내구성, 전지 효율 극대화 측면에서의 R&D가 한창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한국화학연구원에서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태양전지의 최고 효율 기록을 입증하며 그간 관련 R&D 선두 국가로 자리해 왔지만, 최근 2~3년 사이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독일 등에서 R&D 예산을 대폭 늘리면서 맹추격하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탠덤셀의 경우 대학·연구소 중심의 소면적(cm²) 초기효율 극대화 경쟁이 심화하고 있으며, 탠덤모듈은 중국 등에서 기업을 중심으로 한 상업용 대면적·고효율 모듈 시제품 제작에 착수했다. 특히 중국은 글로벌 실리콘 태양전지 시장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어 탠덤셀 개발 과정에서 연구용 실리콘 태양전지 확보 등 타 국가 대비 유리한 환경까지 갖고 있다.

정부는 이번 발표를 통해 내년 예산 336억원 중 상용면적(1.7m² 이상) 탠덤 모듈 개발·실증, 탠덤셀 설계 최적화 검증 등을 위한 내년 신규 R&D 과제(4개, 170억원)를 추진하고, 사용처 다변화, 순환경제 구축을 위해 수행 중인 14개 R&D 과제(계속과제, 165억원)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빠른 상용화를 위해 지자체별 조례 등을 분석해 ‘재생에너지법’ 내 재생에너지 설비 이격거리 기준 관련 조항 신설을 추진하는 한편, 탄소검증제 전력배출계수 개편을 검토해 국내 제조 제품의 탄소배출량 비교우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상업용 대면적 시제품 제작 등을 위한 민간 시장 지원·참여 확대와 더불어, 탠덤셀 태양광의 원가 하향화 등 현실적인 과제도 존재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탠덤셀 태양광 모듈 가격이 단일 실리콘 태양광 모듈 수준으로 낮춰지는 시점은 2035년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주요 기업을 비롯해 협회 등과 학계, 연구원, 정부부처 등 산·학·연·관으로 구성된 ‘태양광 추진단’을 만들어 차세대 태양광 R&D 관련 밸류체인을 구성하겠다”면서 “2028년 상용화 목표에 맞춰 표준·인증·시범사업 등 시장선점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산업통상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획재정부 등 부처가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