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 김영수 교수팀, 21개월 혼수 환자 기적적 회복 이끌어

경상국립대 김영수 교수팀, 21개월 혼수 환자 기적적 회복 이끌어

자가면역뇌염 치료 새 희망 제시

기사승인 2025-12-04 15:28:51 업데이트 2025-12-05 01:21:26
경상국립대병원 신경과 김영수 교수팀이 중증 NMDAR 뇌염으로 21개월간 혼수 상태에 빠져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던 30대 여성 환자를 지속적 면역치료와 다학제적 집중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장기간 혼수 상태의 NMDAR 뇌염 환자가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된 사례는 매우 드물어 큰 의의를 갖는다.

'NMDAR 뇌염'은 신경세포막 NMDA 수용체에 대한 자가항체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뇌염으로, 초기에는 이상행동·기억장애·정신증 등 정신과적 증상이 나타나기 쉬워 오진되기도 한다. 이후 발작, 운동이상, 자율신경 불안정 등이 뒤따르며 심하면 혼수와 인공호흡기 의존 상태까지 악화한다. 적절한 면역치료 시 70-80%에서 회복이 가능하지만, 치료 저항성이나 장기 입원으로 인한 감염 위험이 높아 사망률이 증가한다.

이번 환자는 초기 언어장애와 이상행동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나 빠르게 의식이 저하되며 전형적인 NMDAR 뇌염 양상을 보였다. 검사 결과 항NMDAR 항체 양성이 확인됐고, 난소 기형종 제거 수술과 함께 1·2차 면역치료가 차례로 시행됐지만 의식 회복은 쉽지 않았다.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반복되는 뇌전증 지속상태와 심한 자율신경 불안정으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했고, 감염과 패혈증 위험 속에서 치료가 이어졌다.

김영수 교수팀은 회복 가능성이 낮은 장기 혼수 상태에서도 가족과 결정을 공유하며 면역치료를 포기하지 않았고, 내과계중환자실 간호팀·감염내과·재활의학과 등 여러 부서와 협력해 수차례 패혈증 위기를 넘겼다.

입원 21개월째, 환자는 처음으로 의료진과 눈을 맞추고 간단한 행동을 따라 하는 등 의식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점차 의사소통이 가능해졌고 인공호흡기 의존도도 줄어들었다. 22개월에는 재활치료팀의 도움으로 보조 보행이 가능해졌으며, 24개월간의 중환자실 치료를 마치고 일반 병실로 이동했다. 입원 25개월째에는 독립 보행과 기본적인 일상생활 수행이 가능해져 마침내 퇴원했다.

이번 치료에는 신경과 김영수·김민정 교수, 류공주 전담간호사, 내과계중환자실 간호팀, 뇌파검사실, 재활의학과 변하영 교수 및 재활치료팀 등 다수 부서가 장기간 헌신적으로 참여했다.

김영수 교수는 "NMDAR 뇌염은 신속하고 공격적인 면역치료가 핵심이지만, 치료 과정에서 패혈증 등 합병증으로 생명을 잃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사례는 장기간 뚜렷한 회복이 없어도 치료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오랜 시간이 지난 이후에도 의미 있는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긴 시간 환자를 지켜온 가족의 헌신에 깊이 감사하다"며, "함께 힘을 모은 병원 의료진들의 노고에도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
강연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