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잇따른 의회 경시 ‘논란’

전남도 잇따른 의회 경시 ‘논란’

간부 공무원 예결위 직전 보고 없이 해외 출장‧질의 의원에 “자료 중심으로 말씀 달라”
류기준 위원장 “의회 대하는 태도는 도민 대하는 태도…도민 어떻게 대하는지 드러난 것”
김진남 부위원장 “도민이 질문해도 그렇게 답변할 것인가? 고압적이고 부적절한 태도”

기사승인 2025-12-04 15:19:20
류기준 위원장은 “예산안 심사는 도정 방향과 재정 운영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집행부 간부의 출석은 당연한 의무이자 도의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고 말하고 “그런데 본예산 심사를 하루 앞둔 어제, 신현곤 국제협력관이 어떠한 보고도 없이 해외 출장을 떠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남도의회 영상회의록 화면 캡처 
전남도의 잇따른 의회 무시 행태로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중단되는 등 논란이다.

전남도의회 제395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본예산안 심사 2일째인 3일, 윤연화 전남도 인구청년이민국장의 답변 태도를 두고 ‘의회 무시’ 논란이 불거져 정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김화신(민주 비례) 의원의 ‘청년 창업 현황 및 활성화 대책’을 묻는 질의에 윤연화 국장은 “자료 중심으로 말씀 주시면 훨씬 효율적으로 답변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질의 관련 페이지를 특정한 뒤에는 “자료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며 재차 ‘자료 중심’을 강조했다.

지켜보던 류기준(화순2, 민주) 예결위원장의 ‘의원 존중’과 ‘예의를 지켜달라’는 지적에 이어 의사진행 발언에 나선 김진남(순천5, 민주) 부위원장은 “의원 질의 방식에 대한 평가나 지시는 도민을 대표하는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예결위 질의는 ‘자료 읽기’가 아니라 집행부의 정책 의도·판단·책임을 묻는 자리이며, 질의 방식은 의원의 정당한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또 “도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의원에게 ‘자료 중심으로 하라’는 식의 언행은 마치 못마땅하다는 듯 질의를 지도하거나 평가하는 태도로 비칠 수밖에 없다”며 “일반 도민이 질문해도 그렇게 답변할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고압적이고 부적절한 태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진호 행정부지사 직무대리를 향해 “오늘만큼은 집행부가 의원의 질의 방식을 존중하고 성실히 답변하는 본연의 자세를 지켜달라”고 요청했으며, 위원장에게도 “집행부의 부적절한 태도가 재발되지 않도록 분명한 안내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진남(순천5, 민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의원 질의 방식에 대한 평가나 지시는 도민을 대표하는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전남도의회 영상회의록 화면 캡처 
김진남 의원은 “도민의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따져 묻는 예결위에서조차 집행부가 의원의 질문을 제약하려 든다면 의회의 존재 이유가 흔들린다”며 “의회를 존중하는 태도와 성실한 답변은 민주적 책임행정의 기본이다”고 강조했다.

류기준 위원장은 “예결위를 대하는 태도는, 또 의회를 대하는 태도는 도민을 대하는 태도”라며 “전라남도 집행부가 도민을 어떻게 대하는지 드러난 것”이라면서 집행부에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정회를 선포했다.

이날 정회 사태는 윤진호 직무대리와 윤연화 국장이 위원장실을 찾아 사과하고, 오후 속개된 회의에서 윤 실장이 유감을 표하고 재발방지 노력을 약속하면서 일단락됐다.

한편, 전날 회의에서는 신현곤 국제협력관이 의회와 사전 협의도 없이 해외출장을 떠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의회 경시 비판이 일었다.

류기준 위원장은 “예산안 심사는 도정 방향과 재정 운영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집행부 간부의 출석은 당연한 의무이자 도의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고 말하고 “그런데 본예산 심사를 하루 앞둔 어제, 신현곤 국제협력관이 어떠한 보고도 없이 해외 출장을 떠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집행부 간부가 사전 협의도 없이 사후 통보만 남긴 채 출석하지 않은 것은 의회 권한을 가볍게 보는 태도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류 위원장은 의회의 심사 기능을 경시하는 심각한 행위라며, 윤 직무대행의 유감 표명과 사과를 요구했고, 윤 직무대행의 사과로 회의가 진행됐다.

윤 직무대행은 신현곤 국제협력관이 COP 사면 관련 국외 출장을 가게 됐다며 사전 보고를 당연히 드렸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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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