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직후 어디로 가라는 건가요"…삼척 공공산후조리원 폐쇄 논란 확산

"출산 직후 어디로 가라는 건가요"…삼척 공공산후조리원 폐쇄 논란 확산

유일 돌봄시설 폐쇄, 출산 인프라 공백
지역사회, "설명·대책 모두 부족"
"2027년 재개원"에도 의문 지속

기사승인 2025-12-04 16:21:48
공공산후조리원. 위 사진은 기사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쿠키뉴스 DB
"삼척에서 아이를 낳아도 되는 걸까요. 산후 회복 공간이 사라진다니 막막합니다."

4일 강원 삼척시 공공산후조리원 폐쇄 결정 규탄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한 임산부의 편지다. 조리원이 오는 2월부터 운영을 중단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지역사회 반발이 확대되고 있다. 지역 내 유일한 산후돌봄 인프라가 사라지는 상황에 출산을 앞둔 가정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시민사회는 "산후돌봄 공백을 남긴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삼척시와 강원특별자치도의 늦은 공지와 불투명한 절차를 문제 삼고 있다. 삼척시는 신축 의료원 개원 시점에 맞춰 조리원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 일정이 제시되지 않은 탓에 지역사회 불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삼척 공공산후조리원은 2016년 개원 이후 연간 200명 안팎의 산모가 이용해 온 대표 공공 돌봄시설이다. 그러나 2020년 삼척의료원 이전 계획 검토 당시 조리원은 신축 건물 편성에서 제외됐다. 이후 2022년 실시한 용역에서 이전 필요성이 다시 제기됐지만, 실제 이전 계획이 시민에게 공개된 적은 거의 없었다.

그 사이 조리원은 기존 부지에서 운영을 이어왔고, 삼척시는 지난달 13일 강원도로부터 운영 중단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통보 사실은 공개되지 않았고, 지난달 27일 산모의 문의 과정에서 알려지면서 지역 여론이 빠르게 악화됐다. 시민단체는 "중요한 결정을 시민이 언론을 통해 뒤늦게 알게 된 것은 절차적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 "사람 없는 개발이 무슨 의미냐"…강원도·삼척시 책임론 제기

4일 삼척시청 앞에서 열린 '공공산후조리원 폐쇄 결정 규탄 기자회견'에서 강은빈 청년기후긴급행동 대표가 지역 임산부의 편지를 대독하고 있다.

앞서 공개된 임산부의 편지는 이번 논란의 상징처럼 회자됐다. 그는 "출산을 결심하게 만든 유일한 안전망이 공공산후조리원이었다"며 "가장 필요한 순간 제도가 사라지는 것이 두렵다"고 호소했다. 아어 "이 지역에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이 가능한지조차 불안하다"는 심경도 담겼다.

비판도 이어졌다. 김지영 지역사회연구소 대표는 "도시개발사업이 산모와 신생아보다 앞선 의사결정이었다"며 "출산 기반을 잃고 난 뒤 상권활성화를 말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시의회도 행정 책임을 문제 삼았다. 이광우 삼척시의원은 "조리원 이전에 필요한 예산·철거·부지 조정 등 사전 검토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운영을 유지한 상태에서 이전 방식을 협의할 여지도 있었는데 행정 대응이 지나치게 늦었다"고 말했다.

◇ 삼척시·강원도 "2027년 재개원 목표, 운영 공백은 지원 확대로 보완"

논란이 커지자 삼척시는 해명에 나섰다. 시는 "신축 삼척의료원이 2026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조리원 이전·재개원을 위해 강원도와 절차를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백 기간 산모 불편을 줄이기 위해 타 지역 산후조리원 이용료 지원을 위한 조례 개정도 검토 중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역시 "조리원 재개원 방향은 이미 확정된 상태"라며 "2027년 이전 완료를 목표로 예산 편성, 부지·시설 협의 등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후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백승원 기자
bsw4062@kukinews.com
백승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