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부동산원과 민간 업체가 서로 다른 부동산 통계를 내놓으면서 한국부동산원의 집값 통계 폐지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통계 폐지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 KB부동산, 부동산R114가 발표한 서울 아파트값 통계가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이며 혼선을 빚었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달 20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20% 올라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발표했다. 반면 KB부동산은 같은 기간 0.23% 상승했지만,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R114는 오히려 0.05% 하락했다며 19주 만의 하락 전환을 발표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민간 업체와 다른 통계를 발표하면서 주간 집값 통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불이 붙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집값 통계가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은 과거부터 나왔다. 조사 방식이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조사라는 점, 그리고 통계 발표 후 언론 보도가 이어지면서 시장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 주요 문제로 꼽혔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는 통계 조작 의혹까지 제기되며 신뢰성 논란이 더욱 커졌다.
한국부동산원은 지난 2013년 KB국민은행으로부터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이관받아 매주 목요일 주간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당시 정부는 민간 업체의 부정확한 시세가 시장을 교란한다고 보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조사 권한을 한국부동산원에게 넘겼다. 한국부동산원의 조사 방식은 조사원이 직접 해당 지역의 매물, 호가, 실거래가를 종합 분석해 적정 가격을 산출하는 구조다. 표본 역시 2020년 9400가구에서 현재 약 3만3500가구로 대폭 확대됐다.
다만 기관별 조사 방식과 표본 규모, 조사 기간이 모두 달라 결과가 엇갈린 만큼 이를 근거로 통계를 폐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R114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전국 아파트 약 90%의 실거래가와 호가를 반영한 뒤 자체 보정을 거친다. 한국부동산원은 3만3500가구의 표본을 전주 화요일부터 이번 주 월요일까지 조사하며 KB부동산은 같은 기간 6만2200가구를 조사한다.
일각에서는 조사 방법 차이 외에도 최근 실거래 자체가 크게 줄어든 점이 정확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한다. 표본이 많아야 주간 통계의 정확성이 높아질 수 있어서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5일 기준) 지난 9월 거래량 8641건, 10월 8473건, 11월 2245건, 12월 59건이다. 실거래 신고 기한이 한 달가량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당장 주간 집값 통계를 폐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조기에 주간 동향조사를 폐지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대안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주간 조사를 유지하되 공표를 생략하는 방안, 격주로 전환하는 방안, 새로운 대체 체계를 마련하는 방법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는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집값 통계가 집값 상승을 불러일으킨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집값 통계로 인해 집값이 오른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만약 폐지를 논의한다면 한국부동산원 통계뿐 아니라 민간 통계도 모두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만약 폐지를 하게 되면 잘 활용돼 왔던 통계를 굳이 없애는 데 반발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한국부동산원 주간 집값 통계는 정부의 공식 자료인 만큼 폐지해선 안 된다”며 “통계를 없애기보다는 발표 주기를 2주로 늘려 표본을 확대하는 편이 공신력을 높이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