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서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파문이 단순 사고를 넘어 플랫폼 신뢰 위기와 정치·사법 대응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용자 이탈이 현실화되는 가운데 국회는 청문회를 열어 경위를 확인하기로 했고, 경찰은 본사 압수수색에 착수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이날 오전부터 쿠팡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현장에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 전담팀 17명이 투입됐다. 경찰은 확보된 디지털 증거 등을 바탕으로 개인정보 유출자, 유출 경로 및 원인 등 사건의 전반적인 사실관계 규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국적의 전직 직원이 핵심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미 한국을 떠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가 외국인으로 특정될 경우 인터폴 적색수배나 범죄인 인도 절차를 검토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사건이 단순한 정보 유출을 넘어 형사 책임과 국제 공조 논의로까지 확장되는 양상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2차 피해 가능성 여부도 살피고 있다. 결제정보나 신용카드 번호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름·주소·이메일 등 기본 식별정보만으로도 스미싱, 피싱, 계정 탈취 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된다. 소비자 불안이 지속되는 이유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다.
이용자 수 변화는 이번 사태의 영향력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쿠팡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약 1594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 기록했던 1798만명에서 엿새 만에 200만명 넘게 빠진 셈이다. 유출 사실이 드러난 지난달 29일과 이후 사흘 간은 오히려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나, 카드 결제정보를 변경하거나 계정을 탈퇴하기 위해 앱에 접속한 소비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기간 지마켓·11번가·네이버플러스스토어 등 주요 경쟁 플랫폼의 DAU는 증가세를 보였다. 지마켓의 DAU는 지난달 29일 136만명에서 이달 5일 140만명대로 올라섰고, 지난 3일에는 170만명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11번가 또한 같은 기간 129만명에서 137만명대로, 네이버플러스스토어는 107만명에서 117만명대로 증가했다.
정치권도 사태를 무겁게 보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오는 17일 쿠팡 청문회를 열기로 하고, 9명의 증인과 5명의 참고인을 부르기로 했다. 김범석 쿠팡아이엔씨 이사회 의장, 박대준 대표, 강한승 전 대표, 브랫 매티스 CISO 등 주요 경영진 6명이 증인에 포함됐으며, 기관 증인으로는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과 이상중 KISA 원장 등이 포함됐다. 청문회에서는 유출 관련 사실과 초기 고지 과정에서 ‘유출’ 대신 ‘노출’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 정보 제출 거부, 향후 재발 방지책 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이용자 이탈, 청문회, 압수수색으로 이어지며 파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문가는 이번 문제를 특정 기업의 실수 수준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대규모 피해 가능성에 대비한 공적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출 규모가 크고 기간도 길어 소비자 불안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관계기관이 역할을 분담해 실질적인 보호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 쿠팡만 야단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2차 피해 우려가 존재하고 소비자 불안이 계속 커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피해 사례나 의심 사례를 관계기관이 통합해서 관리하고 대응하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 보호 기능, 서울시의 전자상거래 보호 기능, 개인정보위의 구제 절차 등을 연계해 정부와 사업자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를 장기적으로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