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강서하의 스크린 주연 데뷔작 ‘망내인: 얼굴 없는 살인자들’이 관객을 찾는다.
영화 ‘망내인: 얼굴 없는 살인자들’(이하 ‘망내인’) 기자간담회가 9일 서울 한강로3가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신재호 감독, 배우 김민규가 참석했다.
‘망내인’은 냉혈한 사립 탐정과 동생의 억울한 죽음을 파헤치는 의뢰인이 인터넷 속 살인자를 쫓는 네트워크 추리 스릴러다. 찬호께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신재호 감독은 “판권을 구입한 영화사와 우연히 미팅했다가 같이 준비하면 좋겠다고 해서 참여하게 됐다”며 “작품 속 익명의 폭력성이 한국 사회와 잘 맞아떨어지더라. 영화를 통해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연출을 맡은 계기를 밝혔다.
이어 “소설의 기승전결, 영화의 기승전결이 똑같다. 뺀 부분은 있어도 크게 각색한 부분은 없다”며 “아무래도 대사와 대사로 이뤄지다 보니까 지루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빠른 호흡으로 90분 정도면 적당하다고 보고 편집했다”고 전했다.
부제는 ‘얼굴 없는 살인자들’이다. 신재호 감독은 “사람들이 제목을 못 알아 들어서 더 직관적인 제목이 필요했다”며 “악플이 예전에도 지금도 사회문제 아닌가. 악플러를 지칭할 때 익명의 살인자, 얼굴 없는 살인 같은 표현을 쓰는 것에서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김민규는 ‘망내인’으로 전역 후 처음 관객을 만나게 됐다. “아직 긴장되고 적응이 안 된다. 지금 근무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그는 “입대하기 직전에 찍었고 군 복무 중 개봉 예정이었다. 개봉이 밀리면서 홍보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좋다. 연말 선물 같다”고 말했다.
김민규는 극중 천재적인 해킹 실력을 보유한 사립 탐정 준경 역을 맡았다. 캐릭터에 매료돼 합류했다는 그는 “모든 걸 다 알고 있지만 ‘어떻게 하는지 보자’ 하면서 관망하는 부분이 매력적이었다. 의뢰인이 스스로 해결하게끔 길을 만들어주는 부분도 매력적이었다”고 얘기했다.
‘망내인’은 지난 7월 위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강서하의 유작이기도 하다. 강서하는 동생의 마지막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것을 건 언니 소은을 연기했다. 그와 호흡을 맞춘 김민규는 “동갑이었고 말이 잘 통했다. 이 캐릭터를 통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얘기도 많이 하고 열정이 많았다. 밝고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친구였다”고 추억했다. 신재호 감독은 “요즘 친구들답지 않게 진지하고 정직하게 연기하는 배우”라고 떠올렸다.
강서하는 영화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위암 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신재호 감독은 “후시녹음이 필요해서 전화했는데 몸이 나아지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더라. 얼마나 아프길래 못할까 생각했는데 한참 뒤 아프다는 말을 들었다. 나을 때까지 기다리면서 후반 작업을 하는데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강서하는 끝내 후시녹음을 마치지 못했다. 이에 해당 분량은 AI(인공지능)로 작업했다. 신재호 감독은 “느끼셨을지 모르겠지만 살짝 어색한 부분은 AI로 한 것”이라며 “그 일이 있기 전후 작품을 볼 때 느낌이 많이 틀리다. 많은 사람이 보고 기억해 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밝혔다.
‘망내인’은 17일 개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