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노조, 수출입은행에 '인선 지연' 강력 항의…"국가 전략산업 방치"

KAI 노조, 수출입은행에 '인선 지연' 강력 항의…"국가 전략산업 방치"

기사승인 2025-12-10 08:52:46 업데이트 2025-12-10 18:11:04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공석 사태가 5개월째 이어지면서 산업 전반의 경영 공백이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KAI 노동조합은 11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을 찾아 상경 투쟁에 돌입하고,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노조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KAI 대표이사 인선이 5개월 동안 이뤄지지 않아 회사의 수출 사업과 핵심 방산 프로그램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국가 전략산업을 총괄할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대표이사 공석 장기화로 인해 △주요 수출 사업 결재 지연 △KF-21·FA-50 프로그램 일정 차질 △국제 협력 및 파트너십 협상 지연 등 경영 전반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를 "단순한 인사 절차 문제가 아니라 산업 전체가 흔들리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규정하며, 하루빨리 경영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AI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은 그동안 대표이사 후보의 자격 기준, 검증 절차, 인선 지연 사유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노조는 "노동조합이 지속적으로 전문성과 책임성을 갖춘 인선을 요구해 왔으나, 수출입은행은 어떤 설명도 내놓지 않았다"며 "이는 사실상 국가 핵심 방산기업을 방치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정국 혼란이나 수출입은행 내부 일정이 인선 지연의 이유라는 분석에 대해 노조는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국가 전략산업의 리더십은 중단돼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KAI는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의 중심축으로, 정치적 변수가 회사의 운명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날 △대표이사 인선 및 경영 정상화 △전문성과 책임 중심의 인사 원칙 확립 △인선 기준 및 절차의 투명화 등 3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노조 측은 "내년도 예산과 조직 개편을 확정해야 하는 시점에서 대표이사 공백이 지속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수출입은행이 결단을 내릴 때까지 모든 정당한 수단을 동원해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
강연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