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훈 9단, ‘절친’ 이창호 9단 꺾고 레전드리그 챔피언 등극 [바둑]

최명훈 9단, ‘절친’ 이창호 9단 꺾고 레전드리그 챔피언 등극 [바둑]

효림, 디펜딩챔피언 수소도시 완주 꺾고 레전드리그 챔피언 등극
3라운드서 2-0으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2-1로 통합 우승 달성
최명훈 9단, 이창호 9단과 주장전에서 대역전승으로 승리 견인

기사승인 2025-12-10 16:01:19
1975년생 동갑내기 맞대결. 최명훈 9단(왼쪽)이 이창호 9단에게 승리하면서 레전드리그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한국기원 제공

효림이 창단 3년 만에 레전드리그 왕좌에 오르며 포효했다. 주장 최명훈 9단이 챔피언 결정전에서만 이창호 9단을 두 번 연속 꺾으면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전성기 시절 숱한 명승부를 펼쳤던 두 기사는 ‘만 50세’가 된 올해 시니어리그 무대에서도 결승전 명승부를 펼쳐 바둑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최명훈 9단은 9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막을 내린 2025 인크레디웨어 레전드리그 챔피언 결정전 3차전서 이창호 9단에게 208수 만에 백으로 1집반 신승을 거뒀다. 이 승리를 발판으로 효림은 수소도시 완주를 2-0으로 제압하면서 시리즈 전적 2-1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리그 1위 효림과 2위 완주가 만난 챔피언 결정전은 1-1로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3차전이 진행됐다. 효림 서봉수 9단이 완주 권효진 8단을 꺾고 첫 선취점을 올리면서 기선을 제압했지만, 건너편에서 완주 주장이자 디펜딩 챔피언 이창호 9단이 버티고 있어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특히 이창호 9단은 효림 주장 최명훈 9단의 대마를 맹렬한 기세로 공격하면서 99% 승리를 확정한 상태였다. 양 팀에서는 벌써부터 최종 3국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1%의 반전이 일어났다. 최명훈 9단의 대마 반쪽이 기사회생하면서 기적 같은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신산’ 이창호 9단의 치열한 추격전이 이어졌지만 끝내 1집반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효림의 창단 첫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효림 윤영민 감독은 “이번에도 우승하지 못하면 팀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필사의 각오로 임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고, 주장 최명훈 9단은 “몇 차례 착각을 범했는데 상대도 실수를 하며 운 좋게 이겼다”면서 “주최측과 효림에 감사드리고 내년에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레전드리그 통합 우승을 차지한 효림. 한국기원 제공

특히 이번 시리즈에서는 효림 주장 최명훈 9단과 완주 주장 이창호 9단이 챔피언 결정전 1~3차전에서 세 번 연속으로 격돌하는 명승부가 펼쳐져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1차전에서는 이창호 9단이 승리했지만 이어진 2~3차전을 모두 최명훈 9단이 가져가면서 우승 트로피 역시 효림의 차지가 됐다. 주장전 승부가 팀 승부를 결정하게 된 셈이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이창호의 팀’으로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레전드리그 2연패를 노렸던 수소도시 완주의 도전은 정규리그 1위 효림에게 막히며 준우승으로 끝났다. 해를 거듭할수록 레전드리그 선수들의 전력이 강화되면서 더욱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한편 지난 9월부터 시작된 2025 인크레디웨어 레전드리그는 오는 18일 시상식을 끝으로 이번 시즌 모든 여정을 마무리한다. 2025 인크레디웨어 레전드리그는 인포벨이 타이틀 후원을 맡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재정 후원하며,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했다. 우승 상금 3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1500만원이며 매 대국 승자 70만원, 패자 40만원의 대국료를 지급한다. 시간제는 각자 30분에 40초 초읽기 5회로 진행한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