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와 생존’ 이중과제 극복하려면...민관학 한 자리에 모였다 [현장+]

‘탈탄소와 생존’ 이중과제 극복하려면...민관학 한 자리에 모였다 [현장+]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서 ‘제 8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 개최

기사승인 2025-12-10 18:28:46 업데이트 2025-12-10 18:31:23
1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8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왼쪽 여덟 번째)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왼쪽 아홉 번째), 위성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위원장(왼쪽 여섯 번째),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왼쪽 일곱 번째)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탈탄소 기조와 경제성 확보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한 고민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 탄소중립 정책의 현 주소를 살펴보고 실질적 미래 대응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장이 열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0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제 8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위성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위원회 위원장, 유홍림 서울대학교 총장 등 정부 관계자, 기업, 학계, 시민단체 등을 비롯한 각계 주요인사 400여 명이 참석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10일 ‘제 8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최태원 회장은 급변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기업 생존을 위한 새로운 방법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녹색 투자 증가세가 감소하는 등 최근 국제 사회의 친환경 기류가 예전보다 약해지고 있다”며 “외부 환경이 계속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생존과 저탄소 전환 요구를 동시에 받고 있는데, 오늘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첫 세션에서는 한국의 탈탄소 목표 점검과 현실 과제 진단이 이뤄졌다. 김성우 김앤장 환경에너지연구소장은 “기업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2~3년 전에 비해 비용 저항감이 높아져 실무팀이 더욱 어려워진 게 체감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출 시 공급망으로부터 압력은 비슷하게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제까지 한국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 정도는 기대보다 역부족이었다”며 “더 이상 표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 전략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선 세부적인 스펙 등을 마련해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해 산업계와의 대화가 동반돼야 한다”며 정부와 산업계 사이의 지속적인 소통을 강조했다.

정부의 탈탄소 목표 달성과 수단 사이 괴리를 지적하는 비판도 제기됐다. 조홍종 단국대학교 교수는 시장구조 개혁을 통한 현실적 모델 제시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현재 감축 목표 및 정부 정책 추진은, 과정에서 발생되는 비용적인 부분을 세부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이상적 모델만을 제시하고 있다”며 “전력망 확충 방안 모색 등 시장구조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세션에서는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테크의 역할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기후테크는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의 적응을 돕는 기술로, 재생에너지·CCUS·전기차·스마트그리드·지속가능 농업·기후 데이터·AI 등을 포괄한다.

발제를 맡은 정수종 서울대학교 교수는 기후테크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각종 기술 종류를 소개함과 동시에 이를 확충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했다. △국가 기후테크 산업육성 로드맵 작성 △기술 시장 기반의 선도 △ICT 기반 기후테크 우선순위 결정 프레임워크 확정 △R&D 사업화 및 정책 설계 수요 창출 전략 마련 등이 꼽혔다.

그는 특히 기후 육성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제언하면서 “반도체, 배터리 등 이미 강점으로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이용해 기후테크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온실가스 감축 뿐 아니라 어떤 분야를 우선화할 것인지도 중요하다”며 “어느정도 사회적 수용성, 시장성 등이 있을 것인지를 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AI 정책과 기후테크를 통합한다면 한국형 미래 산업전략이 경쟁력 있게 추진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수소 공급망 최적화, 기후 재해 위험 예측 모델, 산업공정 효율화 과정 등에서 AI가 효율적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이어진 토론은 기후테크가 발전하는 과정 중 실제 현장에서 겪는 문제와 경험들을 공유하면서, 이에 대한 정책적 노력 및 전략을 짚어보는 흐름으로 진행됐다. 이칠환 빈센 대표이사, 최용환 NH농협금융 팀장, 이상은 산업부 산업환경 과장, 김종규 60Hertz 대표이사, 서상태 기후부 기후에너지기술과장이 참여했다.

토론 참여자들은 혁신 과정에서 조율자로서의 정부 역할을 강조했다. 자신을 ‘선박용 수소전지를 만드는 스타트업 기업의 대표’라고 소개한 이칠환 빈센 대표는, 1년 반 동안 싱가폴 정부와 프로젝트를 새롭게 진행한 경험을 공유했다. 당시 싱가폴에 법적 기반이 부족했지만, 안전 규제, 탈탄소 검증 등 과정에서 프로젝트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싱가폴 정부의 지속적인 소통과 모니터링이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정부가 규제만 한다면 도전 가능한 영역은 줄어든다”면서 “기술 혁신 기업과 정부 간 조율할 수 있는 존재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제8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 기조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수민 기자 

한편,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는 최태원 회장의 제안으로 국가적 아젠다인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의 해법을 모색하는 취지에서 지난 2022년부터 개최됐으며, 이번이 여덟 번째 행사다.

이날 세미나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정부의 거시적 정책 목표와 방향성을 제시했다. 김 장관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육성, 다양한 에너지원 믹스하는 노력 등을 통해 나아가겠다”면서 “정부와 업계의 노력이 더해져 한국이 문명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며, 기후부도 산업계가 경제적 이익까지 가져올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