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3일 만에 종양 64% 제거"… KAIST-UNIST, 췌장 감싸는 ‘3D 마이크로 LED’ 개발

[쿠키과학] "3일 만에 종양 64% 제거"… KAIST-UNIST, 췌장 감싸는 ‘3D 마이크로 LED’ 개발

암세포 방패막 '섬유조직' 뚫고 3차원 치료빛 직접 전달
무선 전력으로 4주간 연속 작동
저강도 빛으로 정상 조직 손상 막아
AI 기반 맞춤형 치료플랫폼 상용화 추진

기사승인 2025-12-11 11:04:56
3차원 장시간 저강도 광역동치료 시스템 개요. KAIST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고, 종양 주변에 단단한 섬유막이 방패막처럼 형성돼 약물이 암세포에 도달하기 힘들다.

때문에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대에 불과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현재 췌장암 치료는 암세포에만 붙는 광감각제에 빛을 쏘아 암 조직을 파괴하는 광역동치료(PDT)가 있지만, 췌장은 몸속 깊은 곳에 있어 기존 레이저로는 빛이 도달하기 어렵고, 강한 빛이 정상 조직까지 손상시키는 문제가 있다.

3일 만에 종양 64% 감소

KAIST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팀과 UNIST 권태혁 교수팀이 공동연구로 췌장을 감싸서 빛을 암세포에 직접 전달해 제거하는 '3차원 마이크로 LED' 장치를 개발했다.

아울러 생쥐 실험에서 이 장치를 활용해 3일 만에 종양 크기를 64%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췌장 모양에 맞춰 스스로 형태를 변형하고 약한 빛을 장시간 고르게 쏘아 기존 광치료의 한계를 극복하며 췌장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될 전망이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이건재 교수팀과 UNIST 권태혁 교수팀은 11일, 췌장 전체를 둘러싸며 빛을 직접 전달하는 ‘3차원 마이크로 LED’ 장치를 공동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살아있는 쥐 실험에서 이 장치를 활용해 3일 만에 종양 크기를 64% 줄이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신체 깊은 곳에 있는 췌장에 고른 빛을 전달하기 위해  문어 다리처럼 휘어지고 스스로 모양이 변하는 초소형 LED 장치를 고안했다.

이 장치는 처음엔 납작한 2차원 형태지만, 체내에 들어가면 췌장의 둥근 모양에 맞춰 3차원 구조로 변해 췌장 표면을 완전히 감싼다.
여기에는 100㎛ 이하 초소형 LED가 여러 개 들어있다. 

이 LED는 약한 빛을 오래 비출 수 있어 정상 조직은 보호하고 암세포만 정밀하게 공격한다.

또 동력으로 무선 전력공급 방식을 이용해 배터리 교체나 추가 수술 없이 최대 4주 동안 췌장에 안정적으로 부착돼 작동한다.

연구팀은 쥐의 췌장 종양에 약한 빛을 오랫동안 쬐어 산소 고갈을 막고 치료 효과를 천천히 극대화하는 저강도 PDT를 진행했다.

실험결과 종양을 둘러싼 섬유화 조직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고, 굳어 있던 조직이 다시 유연한 정상 형태로 회복되면서 3일 만에 종양 크기가 64% 줄었다.

특히 종양이 무너지면서 암세포 주변의 면역반응 신호가 활성화되는 현상도 확인, 면역 기반 치료와의 결합 가능성도 열었다.

이 교수는 “췌장암 치료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인 섬유화 조직을 직접 제거해 의미가 크다”며 “AI 기반 맞춤형 치료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임상 적용을 위한 파트너를 찾아 상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10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메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논문명 : Deeply Implantable, Shape-Morphing, 3D MicroLEDs for Pancreatic Cancer Therapy DOI: https://doi.org/10.1002/adma.202411494 /김민서 석-박사통합과정(공동1저자, KAIST), 이재희 박사(공동1저자, KAIST), 이채규 박사(공동1저자, UNIST), 권태혁 교수(교신저자, UNIST), 이건재 교수(교신저자, KAIST))

(윗줄 왼쪽부터)KAIST 김민서 석-박사 통합과정, 이재희 박사, UNIST 이채규 박사 (아래줄 왼쪽부터)KAIST 이건재 교수, UNIST 권태혁 교수.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