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엇박자 속 ‘친명’ 최고위원 도전…정청래 리더십 시험대

당정 엇박자 속 ‘친명’ 최고위원 도전…정청래 리더십 시험대

‘친명 분류’ 유동철·이건태·강득구 “소통하며 정부 지원할 것”
이성윤 “내란 종식…이재명·정청래와 민주당 원팀 만들 것”
‘친청’ 문정복, 친명에 ‘공직·당직 못 맡는 천둥벌거숭이’ 비판
친명 최고위원 오를 시 ‘당심 강조’ 정청래, 리더십 비판 우려

기사승인 2025-12-15 18:51:07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최고위원 후보 등록을 받기 시작한 가운데, 정청래 대표 측근 그룹과 친이재명계 후보 간 경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당 안팎에서 계파 갈등 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당은 15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지방선거 출마로 사퇴한 최고위원 자리를 채우기 위한 후보 등록을 진행한다.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최고위원 출마자는 강득구·이건태 의원과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 등 3명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 간 ‘소통’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당과 정부 간 엇박자 우려를 해소하고, 이재명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지방선거 승리를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강득구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당내에서 윤석열 탄핵을 최초로 주장하며 싸워왔다”며 “내란 동조 세력인 국민의힘을 확실히 심판하고 청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대통령 혼자서는 개혁을 완성할 수 없다. 민주당이 함께 움직일 때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가 만들어진다”며 “당원 주권 시대에 걸맞은 소통 플랫폼을 구축해 민주당을 더욱 단단히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친명·정청래계 갈등과 관련해 “분명히 말한다. 우리 당은 모두 친명”이라며 선을 그었다. 당정 엇박자 지적에 대해서는 “그래서 강득구의 역할이 있다”며 “조정자로서 방향성을 함께 논의하고 제대로 잡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 변호를 맡았던 이건태 의원은 “이재명 정부는 내란 세력 심판, 외교, 민생,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도 “민주당이 정부와 엇박자를 내 효능감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보궐선거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밀착 지원하고 소통할 후보를 뽑는 선거”라며 당·대통령실 간 핫라인 구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유동철 위원장은 중앙위원회에서 1인1표제가 부결된 점을 언급하며 “절차 부실, 준비 실패, 소통 부재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에 무소불위의 권력은 존재할 수 없다”며 “공론의 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당헌·당규의 미비점은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친명계 최대 조직으로 꼽히는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청래 대표 측으로 분류되는 후보들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성윤 의원은 국회에서 △검찰·법원 개혁 입법 완수 △내란 청산 △조희대 ‘사법쿠데타’ 의혹 수사 촉구를 3대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정치검찰과 조희대 법원을 개혁하고 윤석열 내란을 종식시키겠다”며 “이재명 대통령, 정청래 대표와 함께 민주당을 원팀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정복 의원 역시 출마 의사를 밝히는 과정에서 유 위원장을 향해 ‘천둥벌거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공개 충돌을 빚었다. 문 의원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내가 나가서 버르장머리를 고쳐줘야겠다”며 “공직과 당직도 맡지 못하는 천둥벌거숭이에게 언제까지 당이 끌려다닐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문 의원은 정청래 대표 체제의 핵심 당권파 인사로 거론된다.

이에 유동철 선거캠프 측은 즉각 성명을 내고 “문 의원의 발언은 예의와 품격을 저버린 막말”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유 위원장은 지난 10월 부산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이던 문 의원이 관여한 컷오프 대상이 됐다.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근거 없는 허위 정보로 부당한 컷오프가 이뤄졌다며 당 지도부에 진상 규명과 해명을 촉구한 바 있다.

임지웅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사무처장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험지에서 중도 확장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원외 지역위원장들을 향한 폭언”이라며 문 의원을 비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계기로 친명계와 정청래 대표 측 간 갈등이 본격적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친명계 후보들이 선출될 경우, 당심을 강조해 온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중앙위원회에서 정 대표가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1인1표제가 당원 반대로 부결되면서 지도부를 향한 비판적 시선도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2026년 1월 11일 최고위원 3명을 선출할 예정이다. 예비경선은 이달 18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