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미룰 수 없다” 거창사건 유족들, 국회 찾아 배·보상 특별법 촉구

“더는 미룰 수 없다” 거창사건 유족들, 국회 찾아 배·보상 특별법 촉구

기사승인 2025-12-18 09:13:15 업데이트 2025-12-19 11:36:55
(사)거창사건희생자유족회가 국회를 찾아 ‘거창사건 배·보상 관련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유족회는 지난 16일 국회를 방문해 장동혁 국민의힘 당대표를 비롯해 추미애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신정훈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신성범 정보위원회 위원장, 민홍철·전현희 국회의원 등을 잇따라 면담하고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이날 방문에는 이성열 유족회장을 비롯한 유족회 임원들과 이재운 거창군의회 의장, 관계 공무원 등이 함께했으며, 산청 유족회 소속 20명도 동참해 힘을 보탰다. 참석자들은 거창사건과 산청사건이 동일한 성격의 국가 폭력 사건임을 강조하며, 더 이상 배·보상이 지연돼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거창사건은 1996년 '거창사건 등 관련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정을 통해 희생자 명예회복이 이뤄졌지만, 배·보상 규정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후 2004년 배상 내용을 담은 개정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정부가 재정 부담을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무산됐다. 이후에도 법안 발의와 폐기가 반복되며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현재 제22대 국회에는 신성범 의원이 대표 발의한 '거창사건등 관련자의 명예회복과 보상 등에 관한 특별법'과 민홍철 의원이 대표 발의한 '거창·산청·함양 사건관련자에 대한 배상 등에 관한 특별법안'이 각각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날 면담 자리에서 유족들은 고령의 생존자들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정재원 산청유족회 고문은 “7살 때 총을 맞고 가족 10명 중 8명을 잃었다”며 당시의 참혹한 기억을 전해 국회 관계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이성열 유족회장은 “거창사건은 국군에 의한 위법성이 법원에서 인정된 사건”이라며 “해마다 새벽부터 상경하는 고령의 유족들의 절박함을 외면하지 말고, 이번 국회에서는 반드시 배·보상 특별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윤성근 산청유족회장도 “2004년과는 국가 재정 여건이 다르다”며 “이제는 몇 남지 않은 유족들의 상처를 국가가 책임 있게 보듬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회의원들과 관계자들은 희생자와 유족의 아픔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배상 문제는 예산과 법률 검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일생 k7554
k755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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