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첫 글로벌 투자처인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Superbank)’가 지난 17일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에 상장했다.
18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슈퍼뱅크의 상장 첫날 기업 가치는 2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카카오뱅크가 슈퍼뱅크에 첫 투자를 집행한 2023년 당시 기업 가치 9000억원 대비 2.6배로 증가한 규모다.
카카오뱅크가 보유한 지분 가치도 크게 올랐다. 카카오뱅크는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슈퍼뱅크에 총 1140억 원을 투자했으며, 상장 이후 보유 지분 가치는 약 204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슈퍼뱅크의 청약 신청에는 100만 건 이상의 주문이 몰리며 3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상장 당일 주가는 공모가인 주당 635루피아 보다 약 25% 상승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슈퍼뱅크는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현재 50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23년 10월 그랩(Grab)과 동남아시아 사업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슈퍼뱅크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인수합병(M&A) 방식 대신 기술 기반의 전략을 내세운 점이 특징이다. 현지 소규모 은행 인수 및 합병을 통해 동남아시아에 진출해온 기존 관행과 달리, 카카오뱅크의 핵심 모바일 기술을 이식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뱅크는 2년 만에 상장에 성공하고 흑자도 달성했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 출범부터 상품 및 서비스 출시, 모바일 앱 인터페이스(UI)·사용자 경험(UX)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다.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 모바일 뱅킹 성공 경험과 기술 역량 등에 대한 자문을 제공했다. 출시 2주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확보한 신상품 ‘카르투 언퉁’ 역시 카카오뱅크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선보인 상품이다.
카카오뱅크는 슈퍼뱅크와의 협업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 영역을 사업 모델과 국가 측면에서 동시에 확대할 예정이다.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기타 지역으로 진출 국가를 넓히고, 지분투자와 노하우 전수를 넘어 모바일 금융 시스템 구축을 주도하는 방향으로 사업 범위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지난 6월 인가를 획득하고 서비스 개시를 준비 중인 태국 가상은행과의 협력에서도 상품, 서비스뿐 아니라 모바일 앱 개발까지 카카오뱅크가 주도할 계획이다. 그랩과의 협력 논의 역시 이어가 시너지 창출을 모색한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모바일 금융 기술력에 기반한 글로벌 사업 확장의 경쟁력과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글로벌 디지털뱅킹 네트워크를 구축해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