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 입찰설명회 ‘눈치싸움’…롯데·신라·신세계·현대 ‘빅4’ 참가

인천공항 면세 입찰설명회 ‘눈치싸움’…롯데·신라·신세계·현대 ‘빅4’ 참가

DF1·DF2 면세 입찰설명회 롯데·신라·신세계·현대, 스위스 아볼타 참여
객당 임대료 조정에도 ‘아직 검토 중’…“공항·免 상생 방안 논의되어야 ”

기사승인 2025-12-18 17:17:33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전경. 이다빈 기자

신라·신세계면세점 철수 이후 처음 열리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을 앞두고 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최저 객당 임대료를 5000원대로 낮추며 조건을 조정했지만, 면세 소비 구조 변화와 수익성 악화 속에서 국내외 면세점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열린 인천국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 설명회에는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 등 국내 주요 면세점 4개사와 함께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1위 면세사업자 ‘아볼타(Avolta)’가 참석했다.

당초 국내 대기업 면세점들과 함께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과 태국 킹파워(King Power) 등 해외 사업자들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이들 업체는 이날 설명회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인천공항의 ‘제1·제2여객터미널(T1·T2) 면세사업권 운영사업자 모집공고’에 따르면 DF1 구역은 총 4094㎡ 규모의 15개 매장, DF2 구역은 4571㎡ 규모의 14개 매장으로 구성된다. 두 구역 모두 향수, 화장품, 주류, 담배 등 수익성이 높은 품목을 취급하는 이른바 면세 ‘노른자’ 구역으로 평가된다. 이번 입찰을 통해 사업권을 확보한 면세사업자는 2033년 6월 30일까지 영업할 수 있다.

특히 이번 공고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저수용가능 객당 임대료를 DF1 5031원, DF2 4994원(VAT 포함)으로 책정했다. 앞선 2023년 입찰 당시 공사가 제시한 최저수용가능 객당 임대료는 DF1 5346원, DF2 5617원으로, 이번 입찰에서는 약 5~11% 인하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공항공사가 객당 임대료를 사업자 손익분기점(BEP) 수준으로 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최근 소비 트렌드 변화와 수익성 악화 속에서 신라·신세계면세점이 임대료 갈등 끝에 잇따라 사업권을 반납한 전례를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국내 대기업 면세점 가운데서는 지난 2023년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던 롯데면세점의 재도전 가능성에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사업권 구조 분석과 입찰 전략 수립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 측은 “이번 입찰 설명회에 실무진이 참석해 실제 운영 조건과 임대료 구조 등에 대해 질의하고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현재 입찰 참여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객당 임대료가 조정된 만큼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재입성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두 업체 모두 현재로서는 관망 기조를 유지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신라면세점의 재탈환 여부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신라는 과거 인천공항 2~4기 입찰 과정에서 사업계획 평가 부문 최고점을 받은 바가 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입찰 공고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올해 하반기 신라·신세계면세점의 인천공항 철수가 남긴 충격은 여전히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면세 소비 구조 자체가 과거와 달라진 데다, 국내 면세점들이 국내외 점포를 폐점하거나 영업 규모를 축소하는 등 보수적인 사업 기조로 전환하면서 이번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면세점이 확실한 수익을 내던 시기였다면 임대료가 조정됨에 따라 입찰을 앞두고 분위기가 훨씬 뜨거웠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뚜렷하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업체가 없고, 모두가 신중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공항 역시 면세 구역을 장기간 비워둘 수는 없는 만큼 입찰 흥행이 필요해 고민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와 국내외 정세 리스크를 거치면서 공항 면세사업이 과거만큼 안정적인 사업이라는 인식은 상당 부분 약화됐다”며 “이번 입찰이 흥행하려면 인천공항 역시 면세사업자와 어떻게 위험을 공유하고 상생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제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이어 “혼잡도가 높은 인천공항의 특성을 고려하면 면세 고객이 공항 내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구조에 대한 연구와 고민도 공항이 함께해야 한다”며 “최근 면세업계 상황을 감안할 때 객당 임대료 방식뿐 아니라 매출과 연동된 수수료 체계에 대한 논의도 중장기적으로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천공항은 비슷한 규모의 해외 주요 공항과 비교하면 면세 구성의 다양성이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따라서 이번 입찰을 계기로 해외 면세 브랜드가 처음으로 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다양한 브랜드 운영은 모객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