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최고위원 보궐 앞두고 ‘이재명과 찰떡궁합’ 강조하는 까닭

정청래, 최고위원 보궐 앞두고 ‘이재명과 찰떡궁합’ 강조하는 까닭

정청래, 최고위원 보선 구도 확정되자 李대통령 언급 늘어
친명·친청 대결 프레임 차단 위해 ‘당정 원팀’ 강조
전문가 “친청 프레임 부작용 차단 위한 전략적 행보”

기사승인 2025-12-20 06:00:09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강원 춘천시 더불어민주당 강원특별자치도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보궐 선거 구도가 확정되면서, 정청래 대표의 이재명 대통령 언급이 부쩍 늘고 있다. 자칫 친명계와 친청계의 대결로 번질 수 있는 선거 구도를 차단하기 위해 정 대표가 ‘당정 원팀’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정청래 대표는 최근 일주일 동안 공개 석상에서 하루도 빠짐없이 이재명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전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콘텐츠가 있는 정치인”이라며 “국정 업무보고와 국무회의 타운홀 미팅을 전 국민이 실시간으로 생중계로 볼 수 있다는 것은 국민주권시대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역대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고 치켜세웠다.

정 대표의 이 대통령 띄우기는 현장 행보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17일 강원도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이 대통령은 지역마다 다니며 타운홀 미팅을 하는, 이전 대통령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며 “강릉 물 부족 문제 예산을 확보해 보고할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당대표가 아니라 대통령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당정대 원팀으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2차 3대 특검 추진을 약속했다.

이처럼 정 대표의 이 대통령 언급 빈도가 늘어난 배경에는 최근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둘러싸고 ‘친명계 대 당권파(친청계)’라는 계파 구도가 선명해진 상황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보궐선거에는 친명계에서 이건태·강득구 의원과 유동철 부산 수영구 지역위원장이, 친청계에서는 문정복·이성윤 의원이 출마했다. 친명계 후보들은 이 대통령과의 친분을 전면에 내세우며 ‘찐명’ 선명성을 강조하는 한편, 정청래 지도부의 당정 엇박자 논란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이건태 의원은 출마 선언에서 “당심·민심·통심이 이건태로 통하도록 하겠다”며 “정부는 앞으로 가는데 당이 다른 방향으로 가거나 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정 대표를 직격했다. 유동철 지역위원장도 “당내 비민주적 제도를 개선하고 권력을 견제할 최고위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득구 의원은 친명·친청 구도를 “언론이 만든 프레임”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출마 선언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의 친분을 강조했다. 전 당원 1인1표제 추진이 무산된 직후에는 “제대로 하라는 것이 당원들의 명령”이라며 정 대표를 우회 비판한 바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아프리카·중동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같은 공세가 이어지자 정 대표는 공개 발언을 통해 당정 일체감을 강조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당의 생각과 대통령의 생각이 놀라울 정도로 일치했다”며 “당정대 간 바늘구멍만 한 빈틈도 없다”고 밝혔다. 하루 전 호남 방문에서도 “당정대는 찰떡궁합”이라며 “모든 성과는 이 대통령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계파 갈등 확산을 경계하는 메시지도 내놨다. 정 대표는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 공명선거실천 서약식’에서 후보들을 향해 “후보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민주당의 표현”이라며 “당의 단합과 발전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 가도에 차질이 없도록 모두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 대표의 이 같은 행보를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계기로 불거질 수 있는 당내 계파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정 대표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는 친명계와 친청계가 정면충돌하는 구도”라며 “그렇게 되면 대통령과의 관계, 지지층, 당내 역학 구도까지 모두 악화된다. 정 대표 개인에게도 정치적 치명타가 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원 보선을 앞두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보다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간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할수록 당내 반발은 줄고, 대통령실과 당원 모두에게 긍정적인 신호가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현재 당정 일체를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