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당 권한을 이용해 당내 인사를 이렇게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건 처음 본다”며 자신과 친한계 인사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와 압박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1일 경기 고양시에서 토크콘서트를 열고 “같은 진영과 당내에서의 공격은 늘 있었는데, 이렇게 당직을 걸고 당 권한을 이용해 당내 인사를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렇지만,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 잘못을 바로잡을 줄 아는 것도 용기다”라며 “저는 모든 용기 있는 사람들과 함께 가겠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의 발언은 국민의힘 당무위가 친한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게 당권 정지 2년의 중징계 권고 방침 정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당원게시판 사태’에 대해서도 당무위 차원의 조사가 계속되는 등 한 전 대표에 대한 국민의힘의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17일 “내부의 적 한 명이 더 무섭다”며 사실상 한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 때 검사로서 좌천당한 일을 상기하며 “저는 권력에 찍힌, 누구 말처럼 ‘들이받는 소’ 같은 공직자였을 뿐”이라며 “그때 의식적으로 일상을 지키려고 한 노력이 (탄압을) 이겨내는 힘이 됐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산다는 건 제 오래되고 단단한 생각”이라며 “그런 단단함 때문에 계엄 저지, 영부인 문자 ‘읽씹’(읽고 답장하지 않는다는 뜻의 비속어), 통일교 만남 거절 등으로 빌미가 될 수 있는 유혹적 상황에서 길을 잃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스팔트에 태극기 들고 나가 부정선거 음모론을 추종하는 건 보수가 아니다”라며 “자유로운 시민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그 과정에서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는 게 진짜 보수다. 그런 점에서 저는 저보다 더 보수적 정치인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한 전 대표가 발언할 때마다 “도토리”를 외쳤다. 도토리는 한 전 대표 지지자들 사이에서 ‘대통령’(ㄷㅌㄹ)을 의미하는 은어다.
2시간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에는 지지자 1500여명이 모였다. 현장에는 국민의힘 김예지·박정훈·배현진·안상훈·유용원·정성국·진종오 의원 등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