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의료비용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과보상된 수가를 조정하고, 그 재정을 필수의료와 환자 부담 완화에 투입하는 방안을 본격화한다. 2026년부터 상대가치 상시 조정을 추진하는 동시에, 면역항암제 등 주요 약제의 건강보험 급여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3일 2025년 제24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의료비용 분석 결과와 상대가치 상시 조정 추진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약제 급여 범위 확대, 의료비용 분석 결과 공개, 검체검사 보상체계 개편,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추진안 등이 함께 다뤄졌다.
의료비용 분석 결과, 검체검사료와 방사선 특수영상진단료, 방사선치료료 등은 비용 대비 수익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본진료료는 비용 대비 수익이 낮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복지부는 이러한 분석 결과를 2026년 상대가치 상시 조정에 활용할 계획이다.
상대가치 상시 조정은 5~7년 주기로 이뤄지던 기존 개편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의료기술 변화와 수가 불균형을 보다 신속하게 반영하기 위해 의료비용 분석 결과를 토대로 매년 조정이 이뤄진다. 검체검사와 CT·MRI 중심의 영상검사에서 조정된 재원은 진찰료와 입원료, 수술·처치 등 필수의료 분야에 투입될 예정이다.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도 손질된다. 복지부는 검사료와 중복 보상 논란이 제기돼 온 위탁검사관리료를 폐지하고, 검사료 내에서 위탁·수탁기관별 수가를 신설할 계획이다. 검사료 할인과 과잉 경쟁을 막기 위해 청구·지급 방식도 개선한다. 위탁검사관리료 폐지로 확보되는 재원은 진찰료 등 저보상 영역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환자 부담 완화를 위한 약제 급여 확대도 추진된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주’는 기존 4개 암종에서 9개 암종으로 급여 범위가 확대되며, ‘듀피젠트주’는 중증 제2형 염증성 천식에 신규 급여 적용된다. 급여 범위 확대에 따라 상한금액도 조정된다. 내년 1월 1일부터 키트루다주는 병당 210만3620원에서 210만556원으로 상한금액이 인하되며, 듀피젠트프리필드주 300밀리그램은 관당 67만5807원에서 67만5753원으로 조정된다.
복지부는 급여 확대를 통해 일부 암종 환자의 연간 치료비가 수천만원 수준에서 수백만원대로 낮아지는 등 환자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사회 중심 의료체계 강화를 위한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도 본격화한다. 복지부는 예방적·지속적 건강관리를 목표로 주치의 역할을 강화하는 시범사업을 2026년부터 추진하고, 환자 등록과 관리 노력을 보상하는 통합수가 도입을 검토한다.
복지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수가보상체계의 합리성을 높이고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의료비용 분석의 투명성을 높여 비용 기반 수가 조정이 실제 정책에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 보상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