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IMF 시절인 1997년 부산을 떠나 20여 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있다. 그래서인지 부산 바다가 가진 가치가 더욱 선명하게 느껴진다. 인근 중국 상하이는 연간 3억 명이 방문하는 국제도시이지만 바다 전망 카페를 즐길 수 없다. 양자강·황푸강은 늘 누런 강물이고, 여름철 해수욕을 즐기려면 입장료를 내고 톨게이트를 통과해야 한다. 바다를 막고 모래를 날라 정화해 만든 인공 해수욕장이기 때문이다. 반면 부산과 남해안의 푸른 바다는 사시사철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 우리는 자연 그대로의 바다 전망을 일상 속에서 누리고 있다.
이런 부산의 자연·지리적 환경과 문화·영상도시로서의 경쟁력까지 고려해보면, 현재의 오시리아는 관광단지가 갖추어야 할 통합성과 정체성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도로는 차량 통과 중심으로 설계되어 시설 간 연계가 약하고, 곳곳에 공실 상가가 늘어나는 등 체류형 관광단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본래 관광단지는 ‘운영형 모델’이 기본이다. 싱가포르 센토사는 섬 전체를 하나의 운영 시스템으로 묶어 입장료형 관광기여금으로 운영되고, 두바이 글로벌빌리지 또한 도시형 관광지임에도 일정한 입장료가 있다. 이는 경관·안전·문화 유지에 쓰이는 운영기여금(Operating Contribution)에 가깝다.
핵심은 ‘통합 운영’이다. 해외 관광단지에는 상징 게이트가 있고, 내부는 보행 중심 구조에 트램·셔틀 등 관광 모빌리티가 운영된다. 숙박·쇼핑·문화가 하나의 브랜드 아래 연결되고, 데이터 기반 관광관리 시스템이 구축된다. 반면 국내 관광단지는 개발과 분양에만 집중되고 운영은 민간 각자에 맡겨져 있어, 콘텐츠 융합과 디지털 관광 시대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관광산업은 결국 ‘사람의 산업’이다. 도시도 사람이 먼저다. 오시리아의 도로, 건물, 상가는 지금도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그렇기에 관광도시 부산답게 오시리아는 ‘운영형 관광단지 모델’로 전환하면 어떨까? 이는 세계형 모델로 국내 여타 관광단지와 차별화될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시민의 자부심 고양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몇 가지 아이디어 차원에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오시리아의 범위를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상징 게이트라도 설치해 보자. 둘째, 장기적으로 차량 중심 구조를 보행 중심으로 전환하고, 통과 차량은 지하화하거나 우회시키며 지상에는 보행축과 관광 모빌리티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셋째, 디지털 시대에 맞춰 블록체인·AI 기반 관광운영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러면 방문객 데이터·동선 관리·결제·정산·시민 할인·기여금 운영이 하나로 연결되는 미래형 관광 시스템이 된다. 넷째, 관광운영기여금, 즉 입장료형 관광패스(Tour Pass) 제도 도입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시민 합의와 정책만 마련된다면 빠르게 실현할 수 있다.
부산시 통계에 따르면 오시리아 방문객은 연 1500만~2000만 명에 이른다. 차량 1대당 2명 기준 3000원을 부과하면 연 225억~300억 원의 운영재원이 마련된다. 광고·전시·야간경관·행사 등 다양한 부대수익원도 함께 창출될 수 있다. 이렇게 확보된 재원이 다시 운영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때, 오시리아의 매력은 한층 더해지고 세계인이 찾는 관광명소로 거듭날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도시의 변화는 시민의 관심과 참여에서 시작된다. 보행이 중심이 되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오시리아를 함께 그려본다면 그 상상은 현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만 된다면 오시리아는 미래세대에 남길 부산의 새로운 유산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