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헌 소지 해결·실효성 ‘고심’…“3법 국한되지 말아야”[토지공개념 재입법 진단②]

위헌 소지 해결·실효성 ‘고심’…“3법 국한되지 말아야”[토지공개념 재입법 진단②]

토지공개념 3법, 사유재산 침해 여부·실효성 등 지적
전문가, 보유세·토지은행 강화, 지대이자 차액세 등 제언

기사승인 2026-01-01 06:00:09 업데이트 2026-01-01 06:57:29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다양한 부동산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근본적인 개념부터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토지공개념 3법’이 부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미 위헌·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은 토지공개념 3법이 사회를 설득할 수 있는지, 멈추지 않는 집값 상승을 실제로 붙잡을 수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서울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신축 아파트 단지 지도가 걸려 있다. 김건주 기자 

정치권이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을 잡기 위한 대책 마련에 시동을 걸고 있다. 효과적인 부동산 대책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대의 홍보’가 될 것이라는 평가까지 나오는 가운데, 강(強) 진보 노선을 구축하는 조국혁신당은 ‘토지공개념 3법 재입법 추진 기획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3법의 위헌 소지와 실효성 등으로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1일 조국혁신당에 따르면 당은 최근 ‘토지공개념 재입법 추진단’을 꾸려 불평등의 악순환을 끊겠다고 선언했다. 추진단은 △토지공개념 3법 제·개정(택지소유상한 관련 법률 제정, 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 △서울 용산공원 부지 100% 고품질 임대주택 건설 등을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현재의 금융·세제 대책만으로는 서울 집값 상승률을 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토지공개념 3법의 한계도 지적된다. 사유재산권 침해 여부와 집값 억제의 실효성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에서는 조국혁신당 대표의 신뢰성을 문제 삼기도 했다.

①위헌 소지(재산권 침해) 해소 가능성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해 12월 1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위헌 판결을 받은 택지소유상한제와 관련해 “헌법재판소가 문제 삼은 부분을 해소한 토지공개념 3법을 제·개정하겠다”며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을 새로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택지소유상한 기준을 기존 660㎡(약 200평)에서 400평으로 완화하고, 5년 이상 실거주자는 600평까지 인정하겠다는 방안이다. 또 개발이익환수제 부담률도 1990년 법 제정 당시 기준인 50% 이상으로 재인상하고, 이를 통해 마련된 재원을 균형발전과 서민·청년 주거 안정에 사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헌성 해소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토지공개념을 적용하려면 정부가 개인 소유 토지를 모두 사들여야 하는데, 이는 막대한 국가 부채로 이어져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임대주택이나 사회주택 형태로 모든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며 “위헌 소지를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국 IAU대 교수)은 “경제학자 헨리 조지가 처음 주장한 토지공개념은 모든 세금을 면제하고 토지에만 세금을 부과하자는 논리”라며 “이 이론에 따르면 소득세도 폐지하고 건물에는 세금을 매기지 말아야 한다. 토지공개념 자체가 사회주의적 성격이 강해 국내 도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토지공개념 3법 가운데 택지소유상한제는 이미 위헌 판결이 내려진 사안”이라며 “택지 소유에 상한을 두는 방식은 과거에도, 앞으로도 경제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서울 서초구 일대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아파트 매매 벽보가 걸려 있다. 김건주 기자

②집값 억제 실효성
토지공개념 3법이 실제로 급등하는 집값을 억제할 수 있을지를 두고도 의문이 제기된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3법보다는 보유세 강화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시장의 유휴 자본이 부동산으로 쏠리는 것은 경제 성장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강남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토지공개념 3법보다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를 현실화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도 “토지공개념 3법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제시된 방안은 정곡을 찌르지 못했다”며 “보유세 강화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집값 안정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③화자의 신뢰성
정치권에서는 토지공개념을 주장하는 조국 대표의 신뢰성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조국 대표가 토지공개념을 도입하겠다고 한다. 토지와 관련된 수익은 다 국가가 뺐겠다는 것”이라며 “(조 대표의)서초구 재건축 아파트부터 공공임대로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조 대표는 이 같은 비판에 대해선 ‘황당한 궤변’이라고 반박했다. 조 대표는 “국민의힘 등 극우 세력은 내가 재개발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데 토지공개념을 주장하는 것이 모순이라는 황당한 궤변을 내뱉는다”며 “강남 3구에 아파트를 갖고 있으면 토지공개념을 주장할 수 없냐”고 반문했다.

조 대표가 보유한 아파트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 리츠카운티’로 재건축되고 있는 ‘방배삼익아파트’다. 그는 “1981년 건축된 아파트로 너무 낡아 재개발 승인이 났고 한 번도 판 적 없이 살았던 아파트”라며 “나는 일관되게 강남 3구의 정부 부지·지방자치단체 부지에 고품질 공공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소재 ‘아크로 리츠카운티’(구 방배삼익아파트)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김건주 기자 

전문가들은 토지공개념 입법 방식을 3법에 국한되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강훈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참여연대 운영위 부위원장)는 “토지가 저렴해져야 모든 물가가 낮아진다. 토지 가격이 높으면 임대료와 생산 원가도 올라간다”며 “국가가 개입해 이 같은 제도로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초적 조건들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지선매권’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토지공개념을 토지에만 제한하지 말고 넓게 봐야 한다”며 “공공 토지 확보를 위해 유럽에서 시행하고 있는 ‘토지 선매권’ 등의 제도 도입도 검토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토지 선매권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사적인 거래보다 우선해서 토지를 매수할 수 있는 제도다.

‘토지은행제’ 도입 방안도 설명했다. 토지은행은 산업용지 등 공익목적에 필요한 다양한 용도의 토지를 한 곳(Land Bank)에 비축해 적기·적소·저가에 공급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개발에 따른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토지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이 변호사는 “토지은행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만 하고 있는데, 제대로 운영이 안 되고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토지은행을 운영해 공공 토지를 비축하고 토지 시장을 형성해 큰 그림으로 ‘토지주택은행’ 콘셉트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윤상 경북대 명예교수는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을 도입해 투기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방안 중 하나로 ‘이자 공제형 지대세’(지대이자 차액세)를 제안했다. 지대를 전부 환수하지 않고 소유자가 토지를 매입할 당시의 지가에 대한 이자를 공제한 나머지만 환수하는 전략이다. 매년 (토지의 임대가치–매입지가에 대한 이자)를 토지보유세로 징수한다는 것이다.

매년 지대에서 매입지가에 대한 이자를 뺀 금액을 세금으로 징수하면 토지소유로부터 이자 이상의 이익이 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과세를 지금처럼 1년 단위로 하면 지대는 연간 임대가치를, 이자는 매입지가에 대한 연간 이자가 된다. 제도를 도입할 때 적정한 지가를 등록해 두고 매년 등록지가에 대한 이자를 공제한 후 나머지 지대를 징수하면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렇게 되면 이자 이상의 이익을 기대할 수 없고, 토지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를 보기 때문에 실수요자가 아니라면 토지를 매입하려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조국혁신당은 토지공개념 3법의 위헌 소지에 대해서는 제·개정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철 조국혁신당 정책실장은 “구체적인 방향을 지금 단계에서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의원들과 논의를 거쳐 추진단 중심으로 제·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건주 기자, 이유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
이유림 기자